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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한인 돕기 현장의 민낯

진성철 / 경제부 부장
진성철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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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07/09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20/07/08 19:07

LA한인상공인회의소와 LA한인회, 오픈뱅크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한인을 도운 대표적인 단체와 기업이다. 지난 6일부터 LA한인회는 LA정부의 영세기업 1만5000달러 무상지원 프로그램 신청을 돕고 있다. 상공회의소와 한남체인 등은 쌀, 햇반, 김, 라면 등이 들어간 1000명분의 식품상자를 만들어 지난 5~6월에 무료 배포했다. 처음 계획 당시엔 일회성 행사였다.

상공회의소 이사들은 배포 당일 500명분의 무료 식품상자를 준비해 배포 예정시간 4~5시간 전부터 행사장에 모였다. 하지만 이를 받으려 새벽부터 모인 한인과 긴 줄에 놀라 2차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한다.

준비하는 동안 오래 기다렸다며 먼저 달라고 하거나 줄을 새치기하려는 등 일부 한인들의 무질서와 무례한 행동이 있었다고 한다. 한 상의 이사는 “절박함은 이해하는데 한인들끼리 싸우고 빨리 안 준다고 보채고 어떤 한인은 욕까지 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감사함을 표현한 사람은 몇 명 있었느냐는 질문에 20명 정도라며 이중 한인은 열 손가락 안에도 들지 않는다고 했다. 500명 중에서 말이다. 상공회의소가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려 이런 행사를 마련한 것은 아니지만 욕먹을 일도 확실히 아니다.

실업수당이나 급여보호 프로그램 지원을 도왔던 LA한인회 측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한인회의 도움을 받으러 찾아온 한인 중에는 본인이 해야 할 최소한의 신청서 작성이나 관련 서류를 준비하지 않은 채 도와달라고만 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몇 명은 응당 한인회가 해야 하는 일인데 왜 생색을 내느냐는 투의 말도 했다.

요식업에 1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오픈뱅크 역시 지원서를 받아보고 혀를 내둘렀다. 시작 전부터 각종 전화와 청탁 전화로 홍역을 치렀다. 수백 통의 신청서가 포함된 이메일을 받았다는 한 은행 직원은 “신청서 작성 항목 중 이 돈을 받으면 어디에 쓸 것인가 하는 질문에 렌트비나 밀린 임금 지급 등의 예상 답변과 달리 업주 사익에 가까운 사용처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동일 신청자가 다른 사람의 명의로 여러 번 신청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귀띔했다. 그래서인지 최종 수혜 업소 수가 당초 333개에서 53개나 모자란 280곳이었다. 코로나19로 재정난에 봉착한 한인사회를 돕고자 한인단체와 기업들이 나서고 있지만, 이들의 도움을 받은 한인들은 감사에 인색하다. 아니 감사함보다 당연한 걸 받는 듯한 인상에 봉사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별일 아닌 것에도 ‘생큐’하는 미국인들을 보면서 약간 불편했었다. 하지만 오래 살다 보니 이젠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 됐다.

독일의 양심으로 불리는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감사를 통해 인간은 부자가 된다는 말을 했다. 감사는 예의에서 나온다. 남의 도움을 받고 감사를 표하지 않은 것은 예의가 아니다. 특히 감사하는 마음에는 긍정의 힘이 있다. 긍정의 힘은 성공을 가져오는 원동력이기에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했나 보다. 작은 일에도 감사를 표시하면 당장 돈이 생기지는 않을지라도 그 순간 마음은 부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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