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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리’가 이혁진이었다

[LA중앙일보] 발행 2020/07/11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20/07/10 23:05

한국 권력형 비리 의혹 '옵티머스' 전 대표 인터뷰
2018년 횡령 혐의 수사중 돌연 미국행
SF서 한인회 봉사…식품사업 '활동중'

8일 이혁진 전 대표(왼쪽)가 아내가 운영하는 샌호세 소재 학원에서 2018년 3월 22일 당시 대통령 전용기를 타지 않았다며 자신이 예약한 항공 예약권을 보여주며 본지 김형재 기자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8일 이혁진 전 대표(왼쪽)가 아내가 운영하는 샌호세 소재 학원에서 2018년 3월 22일 당시 대통령 전용기를 타지 않았다며 자신이 예약한 항공 예약권을 보여주며 본지 김형재 기자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이혁진씨는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회관 내에서 사업체까지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진이 9일 방문했을 때는 문이 잠긴 상태였다. 김상진 기자

이혁진씨는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회관 내에서 사업체까지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진이 9일 방문했을 때는 문이 잠긴 상태였다. 김상진 기자

한국에서 5000억원대 펀드 사기 의혹을 받는 투자회사 설립자가 검찰 수사를 받던 중 미국으로 도피한 사실이 알려지며, 한국 정치권과 언론이 ‘권력형 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 설립자 이혁진(53•기소중지) 전 대표는 70억원 대 횡렴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2018년 3월 22일 해외로 출국했다. 이 회사는 최근 환매중단 사태가 일어났고, 검찰은 현 대표 등 관련자 3명을 구속했다.

특히 미래통합당은 이 전 대표가 2018년 3월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 경로를 따라 해외로 도피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횡령, 조세포탈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인 이 전 대표가 어떻게 당국의 제지 없이 출국해 대통령 순방 행사장에 나타날 수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며 내부 조력자의 가능성을 주장했다.

이같은 논란으로 한국 정치권과 언론에서 이혁진 전 대표의 행적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본지는 서울·LA간의 입체 취재를 통해 그가 샌프란시스코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9일 본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이 전 대표와 접촉을 시도했다. 전화연락이 닿은 이 전 대표는 언론 관심에 부담을 나타내며 연신 ‘부당함’을 주장했다. 대면 인터뷰를 한사코 거부하던 그는 본지 설득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이혁진 전 대표는 본지에 한국 정치권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표가 기자와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19대 국회의원 선거 때 출마(당시 민주통합당 서초 갑 후보)했던 이 전 대표는 샌프란시스코 한인회(회장 곽정연) 사무총장 겸 현지 식료품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웹사이트 이사 명단에는 이혁진으로 소개됐지만 현지 인사들은 그를 알렉스 이로 불렀다.

"나도 피해자, 보호 못 받았다"

베트남UAE 거쳐 미국 정착
"출국금지 상태 아니었다" 주장


횡령 등 혐의로 한국 검찰이 기소 중지한 이혁진 전 대표는 2018년 3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지였던 베트남과 UAE를 방문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이 전 대표는 첫 번째 순방지인 베트남에서 동포간담회에 참석한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2018년 3월 21일) 옵티머스 주총에서 김모 대표에게 회사를 강탈당했다”며 “다음날 대통령이랑 베트남을 가는 금융위원장을 만나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고 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쫓아간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전 위원장을) 만나서 행사 와중에 그런 얘기를 했죠. 알아보겠다고 했고 그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문 대통령의 두 번째 순방지인 UAE로 이동해 현지 동포간담회가 열린 호텔 전경을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리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UAE는 어떻게 갔느냐”는 질문에 “제가 표를 끊어서 갔다”고 답했다.

최 전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UAE 순방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UAE는 왜 방문했느냐’라는 질문에 “그건 제 개인 의사고 자유”라고만 답했다. 당시 문 대통령의 UAE 순방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이 수행했다.

임 전 실장과 이 전 대표가 같은 시기에 UAE에 있었다는 얘기다. 임 전 실장은 이 전 대표와 한양대 86학번 동기로 임 전 실장은 무기재료공학과, 이 전 대표는 경제학과를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임 전 실장은 고교(상문고) 후배를 통해 알았다. 사적으로 만날 정도로 친분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따로 연락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2006년 3월 임 전 실장이 이사장으로 있던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이사로 선출된 전력도 있다. 하지만 3개월 뒤 이사 선임이 취소됐다.

이 전 대표는 베트남과 UAE를 거쳐 이후 미국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본지에 “고소당했다고 바로 출국금지가 되느냐”며 “금융 마피아들에게 환멸을 느껴서 그랬다(출국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5000억 원대 펀드 환매중단 피해를 일으킨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사건의 주범은 내가 아닌 금융계와 법조계 거물 끌어들인 사업가 A 씨”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지난 7일 옵티머스 김모 대표와 2대 주주인 이 모 씨, 옵티머스 사외이사였던 윤모 변호사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대표는 2009년 옵티머스 전신인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을 설립한 뒤 2017년 경영권 분쟁을 빚으면서 대표직을 내놨다. 옵티머스의 각종 서류를 위조한 혐의를 받는 윤 변호사의 아내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이 전 대표는 “검찰에서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서 4000억~5000억 돈이 얼마나 어떻게 누구한테 흘러 들어갔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는 정당하고 떳떳하고 아무런 부끄럼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수사를 진행했던 수원지검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어떤 건으로 기소중지됐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며 “해외에 있는 기소중지자의 신병 확보 문제도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에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윤희석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10일 “법무부는 피의자 신분인 이 전 대표가 어떻게 유유히 출국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는지 해명해야 한다"며 “검찰은 (옵티머스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 전 대표를 즉시 귀국시켜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청와대는 이날 윤재관 부대변인 명의 브리핑을 통해 “옵티머스 전 대표와 대통령 해외 순방을 연결하는 보도가 있었다”며 "이 전 대표가 2018년 3월 베트남 순방 때 동포간담회에 참석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행사 초청 대상에 포함된 적이 없었고, 당시 순방의 공식 수행원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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