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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도 붙은 세계적 변화, 되돌릴 수 없다

정리=김병일 기자
정리=김병일 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20/07/14 경제 2면 기사입력 2020/07/13 18:23

기획 :‘코로나 시대의 마케팅’ 〈상〉경영의 눈으로 본 거대 변화

금융·교육 중심 빅데이터 등 급격한 디지털화
배달 확산 속 대면 서비스는 전문화·고급화로

세상은 이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시대로 바뀌었다. 기업은 물론이고 소비자도 뉴노멀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게 됐다. LA 한인타운 쇼핑몰에 있는 한 상점에 고객들이 계산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기다리고 있다. 김상진 기자

세상은 이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시대로 바뀌었다. 기업은 물론이고 소비자도 뉴노멀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 필요하게 됐다. LA 한인타운 쇼핑몰에 있는 한 상점에 고객들이 계산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기다리고 있다. 김상진 기자

어느 날 갑자기 터진 코로나19는 세상을 그 이전과 이후로 구분할 정도로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일상생활은 물론, 일반 상거래도 크게 달라졌다. 과거엔 자연스러웠던 일이나 행동이 이제는 금기시되고 있다. 사람을 만나고 식당에서 밥 먹는 것에도 두려움을 가져야 하는 시대가 됐다. 옷 가게에서 옷을 입어보는 것도 더는 허용되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이 시점에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변화와 이에 따른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한국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원장을 지낸 한민희 명예교수와 이메일과 SNS 등을 통해 의견을 나눴다. 한 교수는 현재 CSU 롱비치에서 마케팅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김병일 기자(이하 김): 코로나19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특징은.

-한민희 교수(이하 한): 먼저 전 세계가 본의 아니게 동시에 맞이한 변화의 가속화 시대라고 규정할 수 있다. 과거 페스트나 스페인 독감 이후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진행되고 있던 3차 산업혁명과 근래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의 변화와 맞물려서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큰 변화가 가속되고 있는 불확실성의 시대가 됐다. 이에 따라 둘째는 새로운 규범, 즉 뉴노멀(New Normal)에 적응해야 하는 소비자는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는 특징을 보인다.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우리 사회와 경제에 어떤 의미인지 걱정하고 있다. 불확실성 아래에서 건강과 경제적 위협으로 자신감을 잃고 조심하는 모습도 나오고 있다. 이들에게는 미래의 방향에 대한 위로와 가이드가 필요하다. 셋째는 모든 소비자와 기업이 마주하게 된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꼽을 수 있다. 불확실성은 언제나 사업체에는 위험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예측이 어려운 불확실성으로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하지만, 경쟁자보다 더 깊은 통찰로 경쟁우위를 만들어 내는 사업체에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넷째는 뉴노멀 경영환경에 적응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가용한 정보를 최대한 활용하는 과학적 분석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 적극적인 경영 마인드로 생존 및 성장 전략을 준비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 구체적으로 코로나19 이후 우리 삶에서 볼 수 있는 주요 변화는.

-한: 몇 가지를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건강 및 경제적 위험을 극복하려는 개인적, 사회적 노력이 강해질 것이다. 둘째 재택활동 증가에 따른 개인적, 사회적 행동의 변화가 그려진다. 셋째, 제3차 디지털 산업혁명 및 제4차 산업혁명 진행이 가속화될 것이다. 넷째, 세계화 및 자유경제 방향의 변화와 그에 따른 영향이 나타날 것이다.

-김: 하나씩 더 자세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한: 소비자는 예전과 비교해 더 신중하고 절제하는 소비를 할 것이다. 욕구단계 중 기본욕구 충족에 더 집중하는 소비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구매 상품 우선순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위험 극복에도 관심이 커질 것이다. 원격의료제도를 포함해 기본 의료상품 준비 등 사회적 극복 노력도 확대될 것이다. 상점과 사무실, 각종 모임 등 사회 전반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반영하는 변화가 일상화할 것이다. 재택활동과 관련해서는 온라인 구매가 증가하고 온라인 오락에 대한 소비도 늘어날 것이다. 온라인 사회활동에 쓰는 시간도 길어질 것 같다. 재택근무 비율은 일시적이 아니라 영구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동네 커뮤니티 쇼핑이 늘어나는 것도 생각할 수 있겠다. 또 가족을 위한 소비가 증가하고 사회 기여를 위한 지출이 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집단적 모임, 근무와 관련한 소비는 이전보다 줄어들 것이다.

-김: 3차, 4차 산업혁명의 진행 속도가 가속할 것이라는 의미는.

-한: 금융과 교육 등 디지털 상품 요소가 많은 부문부터 급격한 디지털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AI(인공지능)에 의한 서비스와 생산, AI 관련 상품의 활용이 증가할 것이다. 빅데이터 분석이 활발해지고 이를 활용하는 분야가 확대될 것이다. 이런 기술을 이용해 예전보다 더 고객맞춤형 마케팅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타겟팅, 포지셔닝이 더 섬세하고 개인화된다는 의미다.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하겠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대면 서비스는 더 전문화되고 고급화될 가능성이 있다. 배달 서비스가 더 확산하고 다양화할 것이다. 자연히 유통과 물류 체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유통 경로는 짧아질 것이고, 여러 유통 경로를 동시에 활용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김: 세계화와 자유경제 시스템에는 어떤 변화를 예상할 수 있나.

-한: 글로벌 공급 체인에 급격한 변화가 올 가능성이 크다. 탈 중국화와 아시아 국가의 역할 증대가 예상된다. 자국 우선주의 경향도 강해질 것이다. 국가별로 기본적 필수재 생산의 안정을 추구하는 경제 시스템으로 강화할 것이다. 소득 격차와 경제 혜택의 보다 공정한 배분을 위한 제도 역시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 주도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려는 고민과 노력도 깊어질 것이다. 따라서 더 큰 정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도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 팬데믹 이후 분야별 마케팅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 크게 대기업, 중소기업, 한인 사업체로 구분해 살펴볼 수 있겠다. 대기업인 경우 마케팅과 생산 체계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마케팅에서는 디지털 마케팅이 크게 강화될 것이다. 웹사이트와 SNS 마케팅 비중이 높아지고 고객서비스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소비자를 관련 사이트로 끌어오는 마그네틱 마케팅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중간 유통상을 건너뛰는 유통 효율화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생산과 소비가 직결되는 다양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함에 따라 대기업과 협력하는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과의 협력모델, 협력체 간의 경쟁모델이 증가할 것이다. 대기업 상품의 가격은 효율성 증가로 더 저렴해질 가능성이 크다. 빅데이터 분석 활용으로 타겟팅, 포지셔닝, 프로모션은 더 정확하고 섬세해질 것 같다. 대면 사업은 고객 로열티 향상 및 수익 증가 사업으로 개발될 것이다. 생산 체계 측면에서는 인력 의존도가 눈에 띄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AI와 컴퓨터 네트워크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광범위해질 것이다. 서플라이 체인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 본토로 회귀하는 기업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위험 감소를 위해 공급선 다변화를 이전보다 더 추구할 것이다. 사무실 수요가 감소하고 공장의 해외 이전이 촉진될 것도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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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희 교수

한민희 KAIST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KAIST 경영대학장을 역임했다. 노스웨스턴 대학교와 켈로그 경영대학원에서 초빙교수를 지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이노베이션에서 자문 교수 역할을 했다. 현재 캘스테이트 롱비치에서 마케팅 애널리틱스와 마케팅 조사론 강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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