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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전작주의 독서법의 장점과 한계

장소현 / 시인·극작가
장소현 / 시인·극작가 

[LA중앙일보] 발행 2020/07/14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20/07/13 18:33

‘전작주의(全作主義) 독서법’이라는 것이 있다. 특별히 좋아하고 관심을 가진 한 작가의 작품을 모조리 읽는 독서를 말한다. 모든 작품을 읽는 동안 작가의 문체는 물론이고 인간과 생각, 문학적 성장과정을 이해하며 동질성을 느끼게 된다.

독서뿐만 아니라 미술, 음악, 영화, 배우, 감독 등도 모든 작품을 섭렵하며 감상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작주의 감상법이다. 전작주의의 의미를 더 확장시켜 보면, 어느 한 작가의 모든 작품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 작품들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다른 작품들까지도 포괄한다.

실제로 해보고 싶지만 여간한 정성과 노력, 끈기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무척 어려운 작업이기도 하다. 물론 억지로 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읽다보니 흥미가 생겨 자연스럽게 다른 작품도 찾아 읽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나의 경우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댄 브라운의 작품을 모두 읽으려 노력한다. 그 외에 존 버거, 히가시노 게이고, 김훈, 한강 같은 작가의 작품도 부지런히 읽는 편이다. 억지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가 있어서 새 작품이 나오면 찾아서 읽게 된다. 그러면서 문학작품에서 재미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를 절감하곤 한다. 재미와 함께 의미도 있으면 더욱 고마운 일이고….

아무튼 좋아하는 작가들의 거의 모든 작품을 읽으려 애쓰는 셈인데 늘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댄 브라운의 경우야 작품수가 많지 않고, 항상 새롭고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별다른 갈등이 없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경우는 소설 외에도 여행기, 대담집, 수필집, 잡문집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잡다한 책을 내기 때문에 실망하는 때도 많다.

물론 작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출판사가 돈벌이를 위해 무리해서 낸 책이라는 느낌이 들어 불쾌한 때도 적지 않다.

미주 한인작가로는 마종기 시인의 작품을 빼지 않고 모두 읽으려고 노력한다. 한 책을 여러 번 읽기도 한다. 시와 산문에 일관된 작품세계는 물론이고, 예술과 삶에 대한 작가의 자세에 깊이 공감하고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런 것이 바람직한 전작주의 독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나는 재미 문인의 작품은 되도록 챙겨서 읽으려고 애쓴다. 내게 책을 보내주는 작가는 그리 많지 않지만 일단 내 손에 들어온 책은 정성껏 읽는다.

공감이 되지 않는 글도 참고 읽는다. 그것이 일종의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많지는 않지만 읽은 작품에 대해 독후감을 작가에게 이야기해주기도 하고, 어떤 때는 사실 관계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오자를 찾아서 알려주기도 한다. 특히, 시에 섞여 있는 오자는 정말 거슬린다.

물론 지적을 받는 상대방이 모두 반가워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 사람 참 심심한 모양이네. 할 일이 그렇게도 없나? 너나 잘 하슈”하는 식의 반응도 있다. 그래도 나는 그 짓을 계속한다. 외롭고 힘들게 쓴 글을 누군가가 관심을 가지고 읽어주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 그것이 글쟁이 사이의 기본적인 예의가 아닐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전작주의 독서고 뭐고,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근본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글을 읽는 행위는 어떤 식으로든 남겠지만 책이라는 존재는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우리 인류 역사를 바꾼 발명품으로 1위 문자와 종이, 4위 금속활자가 꼽히는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혁명적인 변화다.

이런 현실에서 작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열심히 좋은 글을 쓰는 이외에 무슨 답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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