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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자살은 해결 방법이 아닙니다

“죽음은 죽은 사람보다도 남겨진 사람에게 더 날카로운 아픔을 남긴다.”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의 말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느껴집니다. 생명에 대한 연민, 고인의 성실했던 삶의 자취, 해결되지 않은 채 남겨진 문제에 대한 갈등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범주의 생각을 한다고 생각했던 주위 사람들조차 첨예하게 부딪힙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하나의 결론으로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복잡한 가치와 감정 속에서 어떤 말 한마디도 쉽게 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단호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자살은 해결 방법이 아닙니다.

자살학의 권위자 토머스 조이너에 따르면 주변 사람에게 짐이 된다고 느끼는 부담감이 자살의 주요 원인입니다. 동료와 조직뿐 아니라 살아온 인생과 가치에 짐이 된다는 고통을 끝내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공동체에 미칠 파급력을 생각할 때 엄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살은 직면해서 책임져야 할 문제에 대한 해법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남겨진 이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경험합니다. 관련된 모든 이들, 남겨진 가족과 동료, 벗과 지인에게 슬픔과 분노, 충격과 죄책감, 무력감, 사회적 낙인과 관계 단절을 비롯해 복합적인 어려움을 줍니다.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사람의 자살은 더 큰 파급력을 가집니다. ‘베르테르 효과’라 부르는 자살 전파력입니다.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자살 소식이 선정적으로 보도돼서는 안 됩니다. 불확실하고 자극적인 정보로 특종과 속보 경쟁을 해서는 안 됩니다. 당사자와 유가족, 관련된 이의 인권을 고려하며 책임 있게 보도돼야 합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많은 요인을 피상적이고 섣부르게 결론 내려서는 안 됩니다. 신중하고 성숙한 대응을 요청합니다.

최근 가장 건강해야 할 운동선수가 가혹한 폭력으로 인해, 경비원이 입주민의 갑질로 인해, 대중예술인들이 폭력으로부터 안전을 보호받지 못한 채 벼랑 끝으로 떠밀린 비극을 기억합니다.

이것이 과연 자살인가에 대해 깊은 회의를 가집니다. 흔히 자살을 ‘사회적 타살’이라고 부름으로써 마치 모호하고 추상적인 시스템에 의한 것처럼 생각하지만, 우리는 그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타살을 사회적 타살이라 부르며 인간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노력을 포기하는 것은 아닐까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문화적 파급력이 다가올 수 있는 시기라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자살은 예방될 수 있습니다. 마음의 어려움이 있을 때 정신건강 의학의 도움을 이용하십시오. 사회경제적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구할 수 있음도 잊지 마십시오.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자살 예방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모두의 삶이 소중하게 여겨지는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시간이 어느 누구에게도 고통의 시간이 되지 않도록 함께 견뎌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자살은 해결 방법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의 삶과 생명은 중요하고, 중요하고, 중요합니다.


송인한 / 한국 자살예방정책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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