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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모방도 잘하면 혁신이 된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좌절하고 있다. 이제까지 자신이 갖고 있던 사고방식은 물론 업무방식, 심지어는 수입원마저도 바꿔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50년을 살았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는 하소연도 들린다.

이왕 바꿔야 한다면 창의적인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창의·창조와 관련해 적절한 지침서가 될 수 있는 데이비드 코드 머레이의 ‘바로잉(차용·원서명 Borrowing Brilliance, 2009년)’을 소개한다. 책이 나온 지는 10년이 넘었지만 언젠가는 널리 알리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지금이 가장 좋은 때인 것같아 용기를 냈다. 주위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로 줬고 추천했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책’이다.

‘바로잉’의 초점은 바로 ‘모방’이다. ‘어설픈 창조보다 완벽한 모방이 낫다’는 것이 핵심이다. 현실적으로 모방은 즉 ‘표절’이라는 단어와 함께 금기시 되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 어떠한 것도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아나는 것은 없기에 바로잉이라는 모방 전략을 통해 탁월한 아이디어의 놀라운 잠재능력을 배우는 것이다. 사실 수많은 기업이 혁신이라는 원칙을 비즈니스에서 구현하려고 노력한다. 혁신이 ‘새 신(新)’이다 보니 새로운 것을 찾는다.

하지만 저자인 머레이는 새로운 것은 결코 없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6단계의 모방 전략을 제안한다.

첫째, 문제를 파악하고 정의하라. 현실 세계에서는 결과만 갖고 갑론을박 하기 쉽다. 매출이 떨어졌는데 소비자의 취향이 바뀐 것을 낙담만 하고 주저앉으면 안 된다. 둘째, 탁월한 곳에서 빌려라. 초점은 먼 곳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하라는 것이다. 셋째,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잘 결합하라. 넷째, 기존 생각을 버리고 숙성시켜라. 잠재의식을 깨우고 제대로 된 출력을 이끌어 내라. 다섯째, 아이디어의 진화를 판단하라. 여기에는 부정적, 긍정적, 감정적, 직관적 판단이 필요하다. 여섯째, 천재를 모방하고 문제를 다시 정의하고 재료를 다시 빌려라. 해결책을 숙성해 판단한다.

결론적으로 남의 것을 베껴오더라도 다른 분야에서 욕먹지 않을 정도로 차이가 나게 모방해 채택하라는 것이다.

저자의 아이디어로 도움을 받아 성공한 기업의 스토리를 소개하며 글을 맺는다.

이제는 상당수가 소득세 보고를 이파일로 하지만 불과 10여 년 전에만 해도 해마다 관련 소프트웨어를 구입해야 가능했다. 문제는 세금보고 소프트웨어의 연간 재구매율이 너무나 낮다는 것.

이 업체 사장은 저자 머레이에게 해마다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들여서 판매하는 비효율적인 방식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복 판매가 가능해진다면 저절로 엄청난 수익이 발생할 수 있어 이 업체는 해결책을 원했던 것이다.

머레이는 넉달간 고민했다. 머레이는 해결책을 당시 인터넷서비스 1위 업체였던 AOL에서 찾았다. AOL은 처음에는 무료로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플로피디스켓을, 나중에는 CD를 수많은 가정에 배포했다. 한마디로 무차별적인 배포를 통해 인터넷 다이얼업서비스를 판매했던 것이다.

머레이는 AOL의 무차별적 배포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전까지는 구매의사를 보인 사용자에게만 CD를 배송했는데 머레이의 제안으로 업체는 전년도 모든 구매자에게 해당 연도 소프트웨어를 무조건 배송했다.

구매자는 자신의 구매신청 여부와 상관없이 크레딧카드를 이용해 구매해 제품을 사용했다. 결국 업체는 3%에 불과했던 재판매율을 무려 60%까지 올렸다. 덕분에 머레이는 특별 보너스를 받고 은퇴했다.

바로잉이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창의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장병희 / 디지털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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