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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자동차 디자인의 ‘세 마리 토끼’ 잡기

코로나19 사태로 일부 매장에서의 정상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에도 애플의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행정명령이 발효된 지난 3월 중순 주당 224.37달러였던 애플 주가가 지난 20일 393.43달러까지 치솟으며 75% 증가율을 보였다. 코로나 사태로 제품 수급 및 신제품 출시 지연 등의 장애가 있지만 월가에서는 향후 목표치가 450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플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와 소비자들의 기대도 긍정적 전망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무한 신뢰와 기대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기술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것도 중요한 요소지만 애플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드러내는 제품 디자인이 끊임없이 소비자들의 기대와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예에서 보듯이 모든 산업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제품의 외적 미관만으로 디자인의 좋고 나쁨을 따졌지만 이제는 기능성까지 충족시키는 디자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는 디자인에 대한 평가에 따라 판매율의 등락이 결정된다. 뛰어난 디자인은 한 모델의 성공뿐만 아니라 해당 브랜드 네임 밸류까지 격상시킨다.



일례로 기아차는 아우디와 복스왜건에서 명성을 떨쳤던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지난 2006년 영입한 이후 디자인 아이콘이 된 ‘호랑이 코’ 그릴을 앞세워 눈부신 약진을 했다. 특히 지난 2010년 출시와 동시에 화제가 됐던 옵티마는 슈라이어 디자인 중 최고이자 기아차의 역대급 디자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차의 디자인이 옵티마를 전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성공했다.

이전 모델이 연간 2만~5만대 수준의 판매를 보였으나 옵티마 출시 후 연간 10만~15만대로 판매량이 급증했다. 컨수머리포트 최고의 중형 세단에 선정되는 등 기아차의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옵티마는 최근 K5로 개명한 3세대를 출시했다. 역시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시장을 타겟으로 출시된 SUV 텔루라이드는 주요 상을 휩쓸며 웃돈을 주고 사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의 대표 차종인 쏘나타 역시 지난 2010년 미국시장에 출시된 6세대가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으며, 연간 10만~14만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5세대를 뛰어넘어 20만대 시대를 활짝 열었다. 6세대에 비하면 무난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7세대 모델은 페이스리프트 출시 후 판매 감소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개성있는 디자인의 8세대를 출시해 화제를 모은 현대차는 최근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로 선보이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디자인이 키워드가 되는 또 한 사례가 있다. 바로 포드가 최근 공개한 ‘야생마’ 브롱코 SUV다. 지난 1966년 미국 최초의 SUV로 출시됐던 1세대의 디자인 아이콘과 오프로더의 DNA를 물려받아 심플하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으로 부활한 브롱코는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서까지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온라인 공개 당시 3500대 한정 판매인 ‘퍼스트 에디션’은 순식간에 완판됐고 온라인 선주문 웹페이지가 트래픽이 몰리면서 일시 장애를 겪기도 했다.

미국차는 아직까지 구매나 리스한 일이 없는데 브롱코는 보자마자 ‘몰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소형차나 세단보다 SUV를 선호하는 시장 트렌드 반영은 물론 베이비부머의 향수를 자극하고 코로나로 야외활동에 목말라하는 젊은층에까지 어필하니 말 그대로 ‘신의 한 수’다운 디자인 콘셉트가 아닐까. 이제 자동차 디자인에 있어 미감과 기능성은 물론 감성까지 자극해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아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듯싶다.


박낙희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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