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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보다 무섭다"···부동산법 본 재계, 거여 독주에 떤다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8/01 16:02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부동산 관련법이 통과됐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기업 규제 법안도 국회 상임위 등에 계류 중이다. 오종택 기자





“코로나19보다 21대 국회 입법 규제가 더 두렵다.” (5대 기업 한 임원)
“입장문을 쏟아내도 하나도 먹히지 않는 것 같다. 거대 여당의 위세가 이렇게까지 단단할지 몰랐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

176석을 앞세운 거대 여당의 국회 독주가 시작되면서 재계도 긴장하고 있다. “두렵다”는 한 야당의원의 자괴감이 여의도 국회를 넘어 재계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7월28일 여당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에서 하루 만에 부동산 3법을 단독으로 처리하면서 재계의 근심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10대 기업의 한 임원은 “야당과 논의도 거치지 않고 부동산 3법을 밀어붙였는데, 다른 법안도 일사천리로 끝날 수 있겠다”고 걱정했다.

재계의 걱정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7월30일 기준으로 24건이 발의됐다. 이중 상당수는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안을 담고 있다. 지주회사 지분을 높이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에 따르면 신규 지주회사 전환 혹은 기존 지주회사에 신규 자회사·손자회사 편입 할 경우 상장사와 비상장사는 각각 30%와 50%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기존에는 상장사 20%, 비상장사 40% 지분을 확보하면 됐다. 국회에 제출된 상법 개정안도 재계의 한숨을 키우는 대표 법안 중 하나다. 국회에 제출된 상법 개정안은 총 8개로 다중 대표 소송제도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임 등을 담고 있다.

"16개 그룹 지주회사 전환에 31조원 든다"
거대 여당의 기업규제 입법을 앞두고 경제단체는 공동 대응에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은 7월20일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 이들은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16개 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30조9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이 비용을 투자로 돌리면 24만4000여 명을 고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도로 대한상공회의소는 상법 개정안에 포함된 감사위원 분리 선출안에 대해 “보유 지분에 의한 다수결 원칙에 따라 경영진을 선출하는 주식회사의 기본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며 “해외에서도 입법례를 찾기 어려운 제도”라고 지적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일부 기업의 문제로 모든 기업을 일률 규제하면 뿔을 자르려다 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21대 국회, 기업 규제 법안.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과 연계된 노동법 개정안도 21대 국회 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엔 ILO 핵심 협약 비준과 연계된 개정 법률안이 10개 이상 접수됐다. 이중 핵심은 실업자 및 해고자의 노조가입 인정한 노동조합법이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대체근로 등을 허용하지 않고 ILO 연계 법안을 처리할 경우 노사 힘의 균형이 노조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재계의 한숨이 커지는 건 21대 국회 들어 기업 규제 법안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달 국회에 제출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는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등으로 의무휴업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등 언택트 소비가 늘고 있지만 법안은 오프라인 유통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회에 이어 정부도 기업을 규제하는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가 최근 입법 예고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개정안에는 택배 기사 등 특수 형태 근로 종사자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 등이 담겼다. 이에 대해 경총은 “특수 형태 근로 종사자의 업무 형태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어 논란이 지속하는 만큼 고용보험 가입은 시기상조”란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을 옥죄는 규제는 코로나19 등 경제 상황을 고려해 총량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데이터 서비스 산업을 규제하면서 4차 산업을 키우겠다는 식의 모순이 21대 국회 들어 많아지고 있다”며 “등록 규제와 완화 규제를 비교해 총량으로 관리해 기업의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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