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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두려움의 심리'를 이용한 정치

얼마 전 사돈으로부터 책 한 권을 건네받았다. ‘공포:백악관의 트럼프(Fear: The Trump in the White House)’라는 제목의 이 책(2018년 9월 출판)은 밥 우드워드 전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백악관 내외의 측근 인사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트럼프 행정부 초기 주요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막후 장면들을 그린 것이다.

우드워드는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그와 만난 자리에서 “진정한 힘은 ‘두려움’에 있다”라고 말해 트럼프의 이 캐치프레이즈를 책의 제목으로 채택했다고 한다.

트럼프의 당선은 당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저돌적이고 감성적인 트럼프가 예상을 뒤엎고 상당수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것이다. 우드워드에 의하면 그의 선거 전략의 핵심은 한마디로 대중의 ‘두려움의 심리’를 이용하는데 있었다고 한다. 불확실한 장래에 대해 느끼는 유권자의 불안 심리 즉 장차 자신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느끼는 백인 중하층의 두려움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두려움의 분위기는 언제나 있어 왔다.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1차 세계대전(1914년), 러시아 혁명(1917년), 스페인 독감(1918년), 경제 대공황(1929년), 2차 세계대전(1940년) 등 공포 분위기는 계속 이어졌다. 21세기는 인류에게 큰 시련을 안겨 주고 있다. 장래는 어느 때보다도 불투명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더해준다.



최근 미국의 인종 갈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분열을 조장하는 듯하는 지도층의 행태는 대중의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부의 양극화 현상은 날로 심화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뉴노멀로의 생활방식의 변동이 필연적으로 다가 올 것으로 내다보이는 마당에 값싼 국가주의의 유혹은 뜻있는 사람들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2016년 대선 기간 중에 트럼프 후보는 우드워드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국가 안보이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안보이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강력한 국방력을 갖추어야 한다. 나는 그것을 가장 중요한 임무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취임 후인 2017년 미국의 안보는 매우 변덕스럽고 예측하기 어려운 지도자의 손에 놓이게 됐으며, 참모들은 대통령의 가장 취약하고도 위험한 약점(충동적인 행동)을 막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지도자의 ‘노이로제(nervous breakdow)’을 막는 일이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특히 놀라운 사실은 트럼프의 취임 직후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철폐와 관련된 일이다. 당시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그 문제가 미국의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는 판단 아래, 대통령 집무용 책상 위에 놓여 있던 해당 기밀문서(수신인: 한국 대통령 문재인, 2017년 9월 5일자)를 다른 곳으로 옮김으로써 대통령이 그 서신에 서명할 수 없도록 했다는 대목은 매우 충격적인 것이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잘 알려진 저자의 열아홉 번째의 책인 ‘공포’에는 그의 개인적인 트럼프 관이 시종일관하고 있고 상당수의 독자들이 거기에 공감하고 있다.


라만섭 / 전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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