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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한인 업소 반품 불가 '유감'

두 제품이 있다. 한인 마켓에서 산 참치 캔과 미국 마트에서 산 우유다. 냉장고에 하루를 뒀다가 영수증을 들고 반품에 나섰다. 결과는 반대다. 참치 캔은 실패했고 우유는 성공했다.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변했는데 반품이 어려워진 것도 그중 하나다. 처음에는 얼굴부터 붉혔지만, 환불 정책은 업주 마음대로라는 유권해석을 알고 소비자는 자신을 탓한다. ‘환불 불가’ 안내문을 못 보고 지나친 본인의 부주의함에 탄식한다.

싸움으로 치면 코피가 먼저 터져서 패한 셈인데 찌질하게 구는 이유는 ‘타이밍’에 있다. 2분기 어닝 시즌을 맞아 주류 유통업체들은 예상대로 괴력을 발휘했다. ‘퍼블릭스수퍼마켓’은 매출이 22% 늘어난 114억 달러를 기록했고, ‘스프라우츠 파머스 마켓’은 순익이 91% 증가한 6700만 달러로 나타났으며, ‘그로서리 아울렛’의 매출은 25% 늘어난 8억 달러 이상이었다.

한인 업소들은 당연히 공시 의무가 없으니 정확한 숫자를 알 방도는 없다. 다만 한번 갈 때마다 체감하는 건 식지 않은 열기다. 외식보다는 집에서 해 먹는 것이 저렴하고 안전할 테니 그럴 것이다. 친숙해서 습관처럼 간다는 이들도 있다.



한인 업소 이용이 애국하는 길인 듯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주류 업계가 내놓는 숫자를 떠올리며 반품에 실패한 참치 캔을 봤을 때 부아가 치미는 건 인지상정이다.

최근 발표된 ‘악시오스 해리스 폴 100’의 기업 평판도 조사에서 톱10에는 ‘홀푸즈마켓’을 운영하는 아마존(3위), 퍼블릭스(4위), 웨그먼스(6위), 코스트코(7위), 크로거(9위) 등 마켓 업체가 5개 포함됐다. 1위가 크로락스였으니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이 반영된 결과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3만4000명 이상의 성인이 기업의 신뢰도, 비전, 성장성, 제품과 서비스, 문화, 시민의식 등을 종합 평가했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수 없다.그래도 괜찮다는 소비자가 많다. 업주에게 환불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면, 소비자에게는 소비자를 우습게 여기는 업소에 가지 않을 전적인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반품에 실패한 참치도 눈 딱 감고 한번 먹으면 된단다. 두 번 다시 사다가 먹을 일이 없다면서 말이다.


류정일 경제부 부장 ryu.je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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