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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들었다"···20대 군인 십자가로 때리고 목졸라 살해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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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8/12 00:43



수원법원 종합청사. 연합뉴스





군 생활 스트레스로 교회에 찾아온 20대 군인을 "악령이 들었다"며 폭행해 숨지게 한 목사에게 검찰이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수원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미경) 심리로 1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목사 백모씨에 대해 징역 1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범행에 가담한 백씨의 아내 박모씨, 다른 지역 목사 홍모씨 부부 등 3명에 대해서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는 홍씨 부부의 16세 딸과 9세 딸 등 2명도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큰딸은 만 18세 미만이라 소년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에 송치됐고, 작은딸은 형사미성년자여서 입건되지 않았다.

"악령 퇴치해야"…"까마귀 나가야 한다"
백씨는 지난 2월 7일 오전 1시쯤 피해자 A씨(24)의 배, 등을 손으로 수차례 때리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악령을 퇴치한다는 게 이유였다. A씨의 휴가 복귀가 다가오자 백씨는 "오늘은 반드시 귀신을 빼내야 한다"며 폭행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씨의 아내 박씨는 당시 "까마귀가 나가야 한다"며 나무로 만든 십자가로 A씨의 뒷머리와 가슴 등을 때리고, 홍씨 부부는 A씨가 벗어나지 못하게 붙잡아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금식으로 인해 탈수 증세를 보인 A씨를 상대로 목을 조르거나 마구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질환 치료 위해 교회에서 합숙해
A씨는 군 생활 스트레스로 정신적 어려움을 겪었다. A씨는 휴가 기간 정신질환을 기도로 치료하기 위해 어머니의 소개로 지난 2월 2일부터 해당 교회에서 합숙하며 금식을 했다.

백씨는 A씨의 정신적 고통이 몸속에 있는 악령·귀신 때문이라며 몸을 때리며 악령을 쫓아내는 기도를 시켰다. 이에 따라 A씨는 스스로 몸을 때리거나 구역질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목뼈 부러질 정도로 세게 눌러"
검찰은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정신질환 치유 차원에서 범행했다고 하지만, 젊은 청년이 사망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백씨가 A씨의 정신적 고통을 치유하는 목적으로 범행했다고 하더라도 정당할 수 없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목뼈가 부러질 정도로 목을 세게 누른 점, 기도가 정신질환을 치유한다는 믿을 만한 사유를 제시하지 못하는 점 등에 비춰 폭행치사 혐의가 성립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피고인들은 최후진술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 가족에게 사죄하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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