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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홍준표 의원 '왜 이렇나'

김석하/탐사보도부 데스크

"맨날 붉은 색 넥타이를 매시는 이유가 뭡니까?"

"'홍(붉을 홍)'이라서 그렇습니다."

자신의 성을 빗댄 농담이다. 홍준표 의원은 붉은 색만큼이나 정열적이다. 거침없는 언변과 꽉 짜여진 논리로 상대방을 압도한다.(정확하게 표현하면 '압도하려고 한다') 검사 시절 조직폭력배들에게 '저승사자'로 불렸고 야당 의원 시절에는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다.

홍 의원은 알려진 대로 재외국민 참정권 통과의 산파였다. 개정안을 내기도 했고 2005년에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 공으로 인해 참정권 법안이 통과됐고 많은 해외동포들이 홍 의원을 지지했다.



그런 그가 최근 해외동포 사회가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우편투표 허용에 대해 '절대 불가'를 외치고 나섰다. 헌법과 법률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홍 의원의 이런 발언은 그동안 그와 보조를 맞추며 참정권 통과에 앞장섰던 인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참정권 '돌격대장'이 실제 투표율과 직결되는 우편투표를 반대할 줄은 꿈에도 생각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코미디도 벌어졌다. 이번에 홍 의원은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와 세계한인유권자총연합회 세계한인교류협력기구 초청으로 LA를 방문했다. 초청단체들은 우편투표 시행을 강력히 요구하는 단체다.

그런데 막상 초청인사는 우편투표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주장이 엇갈리는 '적'을 극진히 모시고 있는 셈이다.

홍 의원은 이참에 우편투표 논리를 철저히 분쇄시키겠다는 입장인 것 같다. 우편투표 불가 논리는 두 축으로 이뤄졌다.

하나는 법률 문제다. 직접선거와 비밀선거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편으로 선거용지가 날아오면 아무나 대신 투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부정이 개입할 소지가 있다는 말이다. 홍 의원에게 물었다. "그러면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왜 직접.비밀선거 원칙을 '어겨가면서' 해외국민에게 우편투표를 허용하느냐?"

그러자 "그 나라한테 물어봐라"라며 '홍준표스러운' 답변으로 첫 마디를 꺼냈다. 나라마다 선거 전통과 관습이 다르다는 부연 설명이 이어졌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의 대원칙은 똑같지 않냐고 묻자 "다를 수도 있다"고 엉뚱한 답변도 했다.

그러면서 자유당 시절 부정선거를 거치면서 한국은 투표방법이 제한됐다는 이야기를 했다. 홍 의원의 발언은 결국 '한국은 부정선거가 판을 쳤다. 따라서 선진국처럼 '다른 투표방법'을 도입하면 다시 부정선거가 판을 칠 것'이라는 소리로 들린다. 이건 과거에 연연한 구시대적 발상이고 무엇보다 국민을 싸잡아 '부정선거 잠재군'로 내모는 말이다.

또 다른 불가 이유는 한국에서도 시행되지 않는 우편투표를 해외에서 먼저 시행하면 한국 국민이 되레 차별을 당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투표소에 갈 수 없는 장애인은 투표를 못한다고 했다.

그게 자랑인가. 한국은 투표율 저조로 고심하고 있다. 양승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 2월 인사청문회 당시 "투표율 하락을 막기 위해 의무투표제 도입을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밝힐 정도다. 다시 말해 한국내에서도 우편투표 도입을 적극 고려해야 할 때다.

유권자는 투표를 하는 것이 의무고 정부는 투표를 많이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의무다. 선거의 공정성 확보 부정투표 방지.처벌은 일차적으로 국가가 해야할 몫이다.

홍준표 의원의 성은 '넓을 홍'이다. 이젠 붉을 홍의 정열을 넓을 홍의 긴 안목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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