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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인공지능이 만드는 맞춤형 광고

광고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다고 광고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광고 없이는 검색·이메일·메신저 등 수많은 온라인 서비스가 무료로 유지되기 어렵다.

광고주 입장에서 가장 큰 고민은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도 광고를 보여주게 된다는 점이다. 광고 업계에서 “광고에 쓰이는 돈의 절반은 낭비된다”는 표현이 있다.

빅데이터는 광고주에게는 구세주와 같다.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관심이 있을 법한 고객에게 맞춤형으로 광고를 보여줄 수 있다.

맞춤형 광고를 위해서는 고객이 무엇을 좋아할지 정밀하게 찾아내야 한다. 고객의 선호를 알아내려면 행동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어떤 검색어를 입력해서 어느 웹사이트에 접속했는지, 혹시 일자리를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등 지금 고객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 고객에 딱 맞는 광고를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광고 업체가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본다는 것이 무섭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자. 어차피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 광고를 봐야 한다면, 내 필요에 맞는 광고를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인공지능의 중요한 활용 분야로 맞춤형 광고가 손꼽힌다. 인공지능을 시시하게 광고 따위에 활용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볼 일은 아니다. 구글을 생각해 보자. 구글이 벌어들이는 돈 대부분은 광고 수입이다. 사람들이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구글은 돈을 번다. 광고를 클릭할 확률 1%를 높이면 구글의 수익이 1% 증가하는 셈이다. 어마어마한 돈이다. 이용자에게 광고를 보여주는데 최첨단 인공지능을 총동원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인공지능이 맞춤형 광고를 잘하려면 많은 이용자 정보를 학습해야 한다. 하지만 과연 인공지능에 어디까지 내 정보를 제공해줘도 될까? 내 사생활을 속속들이 알게 해줘도 괜찮을까? 미국 대형마트의 임산부 할인 쿠폰 사례가 잘 알려져 있다. 그 대형마트는 미국의 한 가정으로 임신용품 할인 쿠폰을 잔뜩 보냈다. 그러자 그 집 주인은 임신한 사람이 없는데 왜 이런 할인 쿠폰을 주느냐며 대형마트에 항의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집 딸이 임신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던 것이었다. 가족도 알지 못한 딸의 임신 사실을 대형마트가 미리 알아냈던 것이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우리 삶의 내밀한 부분까지 추론해내는 것은 그리 달갑지 않다. 하지만 맞춤형 광고를 통해서 미처 알지 못했던 좋은 정보를 접하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맞춤형 광고에 대한 선호는 사람마다 엇갈린다. 누군가는 좋아하더라도 누군가는 싫어할 수 있다.

이제 기술은 최대한 이용자의 의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용자의 의사를 반영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일단 누구에게나 맞춤형 광고를 보내지만, 원하지 않으면 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옵트 아웃(opt-out) 방식이라고 한다. 맞춤형 광고를 보내기 전에 미리 받고 싶은지 여부를 물어보는 방법을 옵트 인(opt-in) 방식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휴대전화에는 맞춤형 광고에 대한 옵트 아웃 기능이 이미 들어 있다. 그런데 애플은 올가을 출시할 새로운 iOS에서부터 옵트 인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용자의 적극적 의사 결정이 더욱 중요해지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편리한 맞춤형 광고를 받을 것인지 또는 개인정보를 최대한 보호할 것인지 결정하여 적극적으로 선택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고도화되어 가는 인공지능 기술을 얼마만큼 받아들이고 활용할 것인지 이용자 스스로의 고민과 판단이 필요해져 가는 시대다.


김병필 / 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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