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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8', 드라마·영화→OTT·방송...본 적 없던 컬래버레이션 결정체(종합)[Oh!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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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기사입력 2020/08/13 00:07

[사진=MBC 제공] 'SF8'의 민규동(왼쪽부터), 노덕, 이윤정, 한가람, 장철수, 오기환 감독이 미디어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했다.

[OSEN=연휘선 기자] 드라마와 영화, 지상파 방송사와 OTT 플랫폼. 현존하는 모든 콘텐츠 장르와 채널이 만났다. MBC와 웨이브(wavve),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이 뭉친 'SF8’을 통해서다. 

MBC는 13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시네마틱드라마 'SF8(에스에프에잇)'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SF8'의 각 에피소드를 연출하는 민규동, 노덕, 이윤정, 한가람, 안국진, 장철수, 오기환, 김의석 감독이 참석해 서인 MBC 아나운서의 진행 아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SF8'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기술발전을 통해 완전한 사회를 꿈꾸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한국판 오리지널 SF 앤솔러지(anthology) 시리즈를 표방하며 8개의 개별 이야기 '간호중', '만신', '우주인 조안', '블링크', '일주일 만에 살아할 순 없다', '하얀 까마귀', '증강콩깍지', '인간증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SF8'은 지상파 방송사 MBC와 국내 OTT플랫폼 웨이브 그리고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이 합작한 결과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네마틱드라마'라는 새로운 콘텐츠 아래 채널과 플랫폼을 뛰어넘는 협력과 촉망받는 충무로 감독들이 뭉친 점 자체가 방송과 영화를 막론하고 국내 콘텐츠 시장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나아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SF' 장르를 주축으로 한 점도 관전 포인트다. 그동안 한국영화감독들에게 SF 장르는 영원한 숙제처럼 여겨졌다. IT 강국, 고도로 선진화된 과학 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이지만 콘텐츠 안에서 SF는 흥행과 멀어지며 가깝고도 멀게만 느껴졌기 때문. 이에 영화 '간신', '허스토리' 등을 선보인 민규동 감독이 DGK 대표로서 국내 콘텐츠 시장 개척을 위해 'SF8'으로 용기를 냈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MBC IP 전략부 안준식 부장은 "지난 1년 간 숨가쁘게 달려온 'SF8’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SF8’은 방송과 영화의 크로스오버 프로젝트다. 저희 MBC를 통해 'SF8'이 더 많은 시청자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하다. 영화와 방송이 함께 하는 시네마틱 드라마의 첫 시도이자 SF 장르에 대한 새 도전이었다. OTT플랫폼에서 선공개하고 지상파 방송사에서 편성한다는 점도 예상치 못한 시도다. 기대를 넘어선 작품을 만들어주신 감독님, 배우 분들께 감사하다"고 했다.

또한 "사실상 8개의 영화를 한꺼번에 제작하는 어렵고도 힘든 작업이었다. 짧은 기간과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 SF 장르 구현이라는 어려움을 이기고 제작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서포트하고 난제를 해결한 것은 제작사 수필름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다. 앞으로도 좋은 파트너로 함께 일하고 싶다"며 "더 많은 시청자들이 'SF8’을 알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형식의 특성상 기존과 다른 작업 과정이 기대됐던 바. 'SF8'을 총괄 기획한 민규동 감독은 "극장에 영화를 개봉한다는 전제가 없다는 점에서 관객들과 만나는 방식이 다르다는 걸 경험한 게 독특한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큰 사이즈가 아니니까 작은 장면을 찍어도 굉장히 크게 볼 때 똑같은 사물이 사이즈가 다른 텍스트라고 생각했는데 작아진 만큼 다른 텍스트라 생각하고 미학적 고민이 달라지고 감각적 세포가 다른 부분이 깨어나는 게 있었다"며 "그런 면에서 어떻게 보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어느 때보다 조금 더 자유로웠다. 감독님들이 자신의 연출 과정이 흔들리지 않은 채로 편하게 새로운 실험, 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까지 제작 여건 상 가장 어려웠는데 새로운 룰 안에서 새로운 걸 찾아보려는 신선함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노덕 감독은 "민규동 감독과 전반적으로 같은 마음을 느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랑 가장 큰 차이점에 대해 경험하지 못한 편성의 압박을 느꼈다. 영화는 편성이 뒤가 막혀있지 않은 스케줄에서 진행됐다면 편성이 잡힌 상태에서 하다 보니 장단점이 많이 있었다. 대중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설렘도 있었고, 그만큼 책임감도 많이 들었고 영화를 하던 습관에 비춰서는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며 "OTT와 방송, 영화 매체가 대중이 볼 수 있는 플랫폼으로 변모해가는 과도기적인 상황인 것 같다. 작업하는 입장에서도 변해가는 상황에 적응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거들었다. 

이윤정 감독은 "두 가지 정도가 (기존과) 너무 달랐다. 첫 번째는 완전한 자유였다. 너무 생경했다.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아무 말씀이 없으시고, 촬영장에도 한번 더 오지 않으시고, 편집실에도 오지 않는 제작사가 아무도 없다. 처음 영화를 꿈꿀 때 두려워 하는 '관객’에 집중할 수 있어서 기뻤다. 그리고 시간이 50분 전후를 제안 받았는데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작업이라 그 안에서 어떻게 감정을 가져갈지 도전해봤다. 그리고 SF라는 한번도 도전해보지 않은 장르에 도전했는데 함께 한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하면서 가기도 했다"고 했다. 

한가람 감독은 "저는 영화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만는 작품이라 기존 영화를 몰라 차이점을 말하긴 그렇다. 사실 저는 OTT를 통해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라 극장이 아니어도 영화는 언제, 어디서도 즐길 수 있는 거라고 본다. 보시는 분들이 여러 상황에서도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SF 자체가 쉽고, 가볍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장철수 감독은 "우선은 방송도 되는 작품을 찍는다고 하니까 주위 반응이 좋았다는 게 새로웠다. 기대감이 크더라. 짧은 시간에 준비부터 촬영까지 끝내야 하는 게 영화하는 것보다 창의력을 샘솟게 했다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영화 하면서는 시나리오 작업부터 투자 캐스팅 과정이 굉장히 길고 힘들기 때문에 그 안에서 많이 지치는 경험들을 하다가 힘이 조금 빠지기도 하는데, 이번 작업은 정말 순간적으로 물고기를 낚아채듯이 순발력 있게 진행돼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했다. 

오기환 감독은 "좋은 이야기는 다 나와서 색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개인적으로 여의도 MBC 시절, 안판석 감독의 조감독 시절로 돌아온 듯한 기분이었다. 공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이제는 영화나 드라마의 구분이 없는 영상을 제작하는 시대로 올해가 첫해인 것 같다. 각 미디어의 특성에 맞게 하게 될 텐데 우리가 남긴 좋은 미덕 하나는 MBC가 기다려준 인내다. 그리고 감독조합이 그 인내를 보면서 우리가 해야 하는 태도에 대한 존중과 의미가 있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다양한 미디어 합종연횡을 통해 여러 작품을 만들텐데 'SF8'이 좋은 선례가 될 것 같다. MBC가 감독조합이 지난한 과정이 있었음을 고백하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며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오기환 감독은 "SF 장르는 거대 제작비와 시각적 장면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저한테 SF는 '미제 초콜릿'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제 CG기술력은 대한민국이 가격 대비 최고다. 이제 스토리가 시선을 보지 못했던 사이 수많은 SF 작가님들이 문화적 토양을 심어놨기 때문에 기술적 현실과 스토리적 현실이 합쳐진 게 2020년이다.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합쳐지면서 한국형 초콜릿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윤정 감독은 "SF가 담을 수 있는 이야기가 너무 다양해서 8편을 아우르면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지금 제가 하고 싶은 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SF에서 잘 어울릴 수 있었다. SF는 우리 현실에서 출발하면서 영화적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세계이기 때문에 현 시대에 어떤 생각들을 안고 영화적으로 출발해서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장르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저한테는 자유롭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장철수 감독은 "지금 SF를 생각한 많은 이유 중에 하나는 항상 관객들은 새로운 걸 원한다. 새로운 이야기 개척지를 찾기엔 SF가 신대륙 같고 그쪽으로 활발하게 나아가게 되는데 기술력도 받쳐졌고, 미래라는 게 완전히 첨단이 아니라 생활감 나는 현실적인 세계라는 게 드러났기 때문에 SF에 꼭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아이디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새로움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좋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하기에도 적합한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했다.

OTT플랫폼에서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연출진이 고민한 점은 무엇일까. 오기환 감독은 "OTT라고 개념을 잡아버리면 이것도 고정관념이 될 것 같다. 이 것도 어떻게 방송, 상영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접근하게 되더라. 형식도 고정관념이 되고 있다. 10분 짜리를 60개를 틀지 모른다. 형식의 자유가 보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통신사부터 공중파까지 어떤 업체도 모든 것을 만든다. 제작 주체가 방송국, 영화사라는 고정 관념을 버려야 할 것 같다. 제작 주체와 형식이 다양해져서 나쁘게 말하면 종잡을 수 없고, 좋게 말하면 꿈꾸는 모든 것을 어떻게든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10년이 지나면 어떻게 정의될지 모르겠지만 창작자 입장에서 영화감독이라는 스탠스는 유지하되 영상감독이라고 바꾸기만 하면 만들 수 있는 창구가 훨씬 더 다양해지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더 좋은 생각이 열릴 것 같다"고 말해 시사점을 남기기도 했다. 

그렇다면 넷플릭스라는 공룡 기업이 OTT 시작을 장악한 가운데 웨이브를 통한 유입효과는 있었을까. 안준식 부장은 "현재 실적은 웨이브에서 공개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에 대해서는 이해를 부탁드린다. 다만 조만간에 웨이브 측에서 방송 이후 보도자료가 나갈 것 같다. 다만 정량적으로 웨이브에서 'SF8'에 대한 평가는 체감할 수 있듯 굉장한 화제가 되고 유의미한 실적이 나오고 있다"며 "바뀌어가는 세상 속에 방송과 영화가 OTT라는 플랫폼 때문에 가장 공격받고 힘들어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협력한 것에 대한 방송에 대한 대답은 바뀌어가는 세상에 MBC가 새로운 영역, 콘텐츠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 그런 측면에서 'SF8'이 더 기회가 됐다. 그런 면에서 콘텐츠의 경계가 확장되고 넓어질 수 있다. OTT와 방송, 영화가 상호 파괴적인 게 아니라 상호 협력적인 관계가 거듭나길 기대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민규동 감독은 "앤솔로지라고 표방했지만 감독들한테는 잔인한 게임이다. 모두 다 모든 작품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취향별로 선택하면서 자기 취향을 드러내는 재미를 취할 것 같다. 말씀드렸듯 타 장르에서도 이런 시도가 있고, 다른 시즌에 대한 논의도 벌어지는 걸 보면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조용히 우리끼리 한 작업일 수 있는데 어떤 종류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그는 "한번에 8명의 감독, 8작품을 진행한다는 게 전례가 없던 과정이었다. '무서운 이야기' 때 네 명의 감독과 30분 짜리 이야기를 해봤지만 장편 4개를 찍는 것처럼 정말 긴 작업과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헌팅지에서 쫓겨나면서 그 와중에 촬영한다고 비난 기사를 받기도 했다. 그 과정이 예술적인 수준이었다. 감독님들의 마음이 지치지 않도록 도와주면서도 기간을 맞추고 심의라는 영화 감독들이 거쳐보지 못한 다른 종류의 과정을 거치는 것도 새로운 과정이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의 작업은 방송사에서 방송국 PD들과 굉장히 적은 예산에 많은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지 않나. 영화 제작에 많은 노하우가 될 것 같다. 내용적 경계나 플랫폼 경계는 무너지고 있지만 사실 시스템이 굉장히 다르게 진화한 점을 발견했고 그 점이 차후에 다른 시리즈로 이어질 때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오기환 감독은 "2018년만 해도 이런 일을 겪을 줄 아무도 몰랐다. 여러 감독님들이 넷플릭스 드라마를 준비하고 공중파 준비하는 분들이 많고, 드라마 PD님들이 영화를 준비하는 경우도 많다. 혼재된 걸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는 없다. 인지해야 한다"며 "인지하고 있어야 가까운 미래에 대비할 수 있다. 영화,  드라마보다 영상 스토리 혹은 새로운 영상 작품들이 각자의 형식으로 다양하게 나올 것 같다. 우리의 의상이 원시시대부터 지금까지 바뀌는 것처럼 우리의 관람 형태도 바뀌는 건데 구분하기 보다는 조만간 학자들이 정의해주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MBC 측은 "시청률 자체가 인기도는 아닌 것 같다. 8개의 다른 색깔이 나온 게 좋았다. '블랙 미러’와 차이점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오는데, '블랙 미러’가 관통하는 건 기술이 가져올 어두운 미래, 부정적인 미래를 그렸다면 저희는 8개의 전혀 다른 색깔, 작품이 나왔기 때문에 개개인 시청자들이 자신의 성향에 맞게 랭킹을 맞추실 것 같다. 그렇게 이해를 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평했다. 또한 "저희가 'SF8’을 하기 위해 정말 많은 원작들을 찾았다. 많은 작가님들을 만났고 심지어 출간되지 않은 초고까지 읽으며 얘기했다. 이 프로젝트가 단순히 영상화를 위해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 조금 더 SF가 확산되는 계기로 자리잡는 게 목표였다. 그런 의미에서 공모전, 시즌2, 스핀오프 모든 게 열려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민규동 감독은 "대부분 거시적인 상업 흐름 안에서 작품을 구상하기 보다 작품 자체에 미시적인 현미경 렌즈를 들여다 보고 직관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조금 감각이 다를 수 있다. 명징하게 작품을 하면서는 영화 스태프들과 영화를 만든다고 생각했다. 영화가 새로운 플랫폼에 상영되는 거라 생각하고 만들었다. 네 번째 상둥이를 낳는 거 같다. 영화제, IPTV, 웨이브, 방송까지 시차를 두고 네 번의 출산을 하는 기분이다. 정체성이 다른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즐거움이 있다. 시청자 분들께는 낯선 경험일 텐데 다른 방식의 이상한 느낌이 있는 독특한 체험을 경험하는 선물이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염려와 기대 속에 닻을 올린 'SF8'의 성적표는 어떨까연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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