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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깜짝할 새 학비 4만불 날렸다

[LA중앙일보] 발행 2020/08/15 미주판 4면 기사입력 2020/08/14 19:57

USC 입학 중국인 유학생
경찰 사칭 전화에 그만
"돈세탁 연루" 보이스 피싱
대학생 노린 신종수법 주의

USC로 유학 온 중국인 여학생이 LA 도착 후 얼마 지나지도 않아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속아 학비와 생활비 등 유학자금 4만3000달러를 한꺼번에 날리는 어처구니 없는 피해를 입었다. 중국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되지만 한인들에게도 경종을 울릴만한 사건이다.

LA타임스는 지난 13일 신루 리앙이라는 한 중국인 학생이 겪은 사연을 소개했다.

신루 리앙은 부푼 꿈을 안고 USC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미국 땅을 밟았다. 하지만 유학생활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악몽으로 변했다.

“신루 리앙씨 인가요?”라고 시작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면서다. 자신을 UPS 직원이라고 소개한 남성은 “중국 세관에서 의심스러운 소포를 하나 압류하고 있다”며 “당신이 이 패키지를 보내지 않은 것이 맞다면 개인 정보가 유출됐을 지 모르니 중국 경찰에 신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남성은 신루 리앙을 바로 중국 경찰에 연결해줬다. 이후 자신을 베이징 경찰이라고 밝힌 사람과 통화하게 됐다. 경찰을 사칭한 남성은 리앙의 이름으로 조사를 해보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몇 분 후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당신의 이름이 중국에서 대규모 돈세탁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리앙은 너무도 당황스럽고, 겁도 났다. 힘들게 유학을 보내 준 부모의 얼굴이 떠올랐다. 문제를 잘 해결해야겠다는 일념 뿐이었다.

처음 전화가 걸려온 지 5일째 되던 날 리앙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한다. 그녀는 의심없이 사기범의 지시대로 뱅크오브 아메리카(BoA) 계좌에 있던 4만3000달러를 홍콩의 HSBC 지점으로 이체했다. 가을학기 학비와 생활비 전부였다.

BoA 계좌가 돈세탁 계획과 연결돼 있으며 추가 조사를 위해 지정한 은행 계좌로 이체를 해야한다는 재촉 때문이었다. 당시 리앙의 은행 계좌에 잔고는 200달러 남짓이었다.

“결백을 증언하기 위한 절차일 뿐이라고 생각했고, 당시에는 그 상황에서 빨리 빠져나오고 싶은 생각뿐이었죠.”

이전까지 리앙은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수사를 비밀리에 진행해야 한다는 요청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계좌이체 후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보석금 명목으로 5만 달러를 더 보내라는 요청이었다. 그때서야 의심을 품기 시작한 리앙은 변호사 친구에게 일을 털어놨고,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녀의 사기 사건은 현재 LA경찰국이 맡아 수사 중에 있지만 돈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게 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지난해 미국에서만 정부 사칭으로 돈을 사기당한 액수가 1억 2800만달러에 달한다. 특히 학생을 상대로 한 사기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2018년 가을 학기에만 17명의 USC 학생이 정부 사칭 전화나 이메일로 사기를 당했으며 이로인해 평균 3500달러의 돈을 잃었다. 가장 많은 돈을 사기당한 케이스는 7만5000만 달러에 달했다.

팬데믹 이후에는 학생 대상 신종 사기도 생겨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연방통상위원회는 학생들에게 대학의 회계부서를 사칭해 이메일이나 전화로 접근하는 사기를 조심할 것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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