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너희가 재즈를 아느냐···? 최고 뮤지션들 의기투합 'LA 첫공연'

'한인 재즈' 고유 브랜드 가능성 열어

'한국인의 피에도 재즈가 흐른다.'

조윤성(피아노.LA) 이상민(드럼.뉴욕) 황호규(베이스.뉴올리언스) 이준석(보컬.LA) 김여진(보컬.보스턴). 전국에서 활발하게 활동중인 한인 재즈 뮤지션들이 LA에 모였다.

활동하는 지역이 다르고 어느 한 그룹에 속해 있지 않은 이들이 한자리엔 모이게 된 계기는 우연에 가깝다. 예전부터 친분이 있던 조윤성 황호규 이상민이 모여 앨범 제작을 계획하던 중 보컬리스트인 이준석과 김여진이 합류했다.

모처럼 모이게 된 이들은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난 29일 'MI(Musicians Institue) 홀'에서 '코리언 재즈 메슨저(Korean Jazz Messenger)'라는 타이틀로 공연을 펼쳤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재즈가 흑인들만의 음악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재즈는 가장 미국적인 음악이다. 그럼에도 태생적으로 한국 전통음악과 DNA를 공유하는 부분이 있다.

재즈의 기본은 '즉흥 연주(Improvisation)'다. 정해진 악보대로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분위기와 연주자의 느낌에 따라 매번 연주가 다르다. 카멜레온처럼 재즈는 시시각각 변하는 현장의 느낌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소화해낸다. 그래서 재즈는 불어 제낀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한국 전통음악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도 즉흥성이다. 사물놀이패들은 딱히 정한 악보대로 연주하지 않는다. 그 때 그 때 흥이 오르고 내림에 맞춰 즉흥적으로 무수한 변형이 일어난다. 기악 독주에서 출발한 산조는 즉흥 연주를 하나의 장르로 완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뉴올리언스의 거리 음악에서 태동했으나 자국민에게 버려지고 먼 유럽 대륙에서 인정받아 뒤늦게 독립된 음악 장르로 승격된 역사도 한국 민속음악과 비슷한 면이 있다. 재즈의 그 애절한 호소는 다른 어떤 서양음악보다 한의 정서와 잘 통한다.

그래서 일까. 이들에게 재즈는 낯설지 않다. 색깔도 크기도 다른 옷을 입었지만 맞춘 듯 맵시가 산다고 할까.

멤버들의 리더격인 조윤성은 한 자리에 모인 멤버들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 "어디 내놔도 꿀리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이번에 모인 멤버들의 실력은 단연코 '최고 수준'입니다. 축구의 박지성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처럼 미국의 최고 뮤지션들과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고 주목받는 뮤지션들이죠. 한인 뮤지션은 '진짜 재즈'를 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있습니다. 곧 '재즈의 김연아'가 나올 것입니다."

이들은 미국에서 교육받고 활동하고 있는 한인 재즈 뮤지션 전체라고 할 수 있다. 이제까지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재즈 아티스트는 없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재즈는 클래식에 비해 낯설기도 하지만 한국 시장이 워낙 좁고 매니아 중심으로 전파되어 왔기 때문에 재능과 열정이 없으면 도전하기 힘든 '높은 산'이었다. 한국 안팎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도 미국보다는 주로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첫 공연을 앞둔 이들의 얼굴에는 초조함과 긴장감이 전혀 없었다. 마치 오래 옆에 있었던 친구처럼 자연스레 연주를 시작했다. 재즈엔 마력은 이것이었다. 사람을 뭉치게 하는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알 수 없는 힘이 '한인 재즈'라는 고유 브랜드를 만들 것이라는 설레임을 주었다.

전국에서 활동중인 한인 재즈 뮤지션들이 지난 28일 '코리언 재즈 메슨저'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여진조윤성황호규이준석이상민.

■재즈란…

"미스터리 오브 미스테이크스(mystery of mistakes). 실수와 멋의 사이"

-조윤성

"무서운 집중력 그리고 편견과 싸우는 용기"

-이준석

"장르가 파괴된 장르. 그래서 한계도 없고 무궁한 상상력이 존재하는 음악"

-이상민

"내 인생 그 자체"

-김여진

"재저(Jazzer)들과의 즉흥적인 커뮤니케이션"

-황호규



■그들은 누구?
◇조윤성 (피아니스트)


한국 1세대 재즈 드러머 조상국씨의 아들. 재즈의 피를 물려받았는지 동료 뮤지션이 '천재'라고 부러워한다. 한인 재즈 피아니스트중 활동의 폭과 인지도가 가장 많다.

◇김여진 (보컬리스트)

동료 뮤지션들이 가장 선호하는 뮤지션. 버클리 음대 장학생으로 '프로페셔널 뮤직'(음악산업 전반에 대한)을 전공하고 있다.

◇이상민 (드러머)

유명 재즈 뮤지션인 케니 워너는 그를 "뉴욕의 풍경을 수놓는 놀란만한 뉴 보이스(New Voice)"라고 표현했다.

◇황호규 (베이시스트)

미국 유수의 재즈 장학재단인 '딜레니어스 몽크 재즈 인스티튜트(Thelonious Monk Institute of Jazz)'에 뽑힌 실력파.

◇이준석 (보컬리스트)

여성 보컬리스트가 대부분인 재즈계에 독특한 보이스와 세련된 감각으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남성 보컬리스트.

글 황준민 기자 사진 백종춘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