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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M은 막시스트…LGBT 지지해서 싫다"

보수 기독교는 왜 'BLM 운동'이 불편할까

흑인 인권 운동이라면서
폭력·정치 이념으로 변질

아시안·소수계 역차별
학교내 BLM 교육도 문제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에서 샘 쿤로드(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수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기를 앞두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BLM(Black Lives Matterㆍ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퍼포먼스에 동참하지 않아서다. <본지 7월28일자 a-14면>

쿤로드 선수는 무릎을 꿇지 않은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기독교인이라는 것과 BLM 운동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물론 기독교 전체가 BLM 운동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수 기독교계에서는 거부감을 느낄만한 요소가 다분하다. BLM 운동이 왜 교계에서는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지 알아봤다.

좌와 우의 사상적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아니 사실상 불가하다. 물과 기름이다.

기독교도 그렇다. 물론 하나의 범주안에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기독교를 간단히 진보와 보수로 나눠본다. 보수 기독교 진영은 BLM 운동에 강한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는 어느 정도 정치적 성향과도 맞물린다.

BLM은 패트리스 쿨로스, 알리시아 가자, 오팔 토메티 등 3명이 공동으로 설립한 단체다. 우선 공동설립자 패트리스 쿨로스는 자신들을 '막시스트(marxist·마르크스주의자)라고 공공연히 말한다.

쿨로스는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BLM 설립자들은) 우리는 사상적인(ideological) 프레임을 갖고 있다. 막시스트로서 훈련돼 있다"며 "우리는 많은 것을 통해 이 운동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쿨러스의 경우 에릭 만(Eric Mann)을 자신의 사상적 멘토라고 밝힌다. 에릭 만은 1960~70년대 극좌 단체인 '웨더 언더그라운드(Weather Underground)'에서 선동 전략가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이러한 부분은 보수 기독교계가 BLM이 단순한 인권 운동이 아닌, 좌파 성향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지닌 운동 또는 단체로 인식하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흑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BLM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흑인 보수 기독교인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존재한다.

프레드릭 더글러스 파운데이션은 저소득층 흑인을 돕는 흑인 중심의 기독교 비영리 단체다.

이 단체 케빈 맥개리 대표는 "'Black Lives Matter'가 아닌 'Black Lives Matter Too'라고 말해야 한다. BLM은 흑인뿐 아니라 사회를 억압하는 역사인 마르크스주의에 기반한다"며 "BLM은 흑인의 아픈 과거를 이용만 할 뿐, 흑인이 이 사회에서 바른 가치관을 갖고 변화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BLM 시위에서는 'Black Lives Matter'대신 'All Lives Matter(모든 생명은 중요하다)'라는 구호는 암묵적으로 금기시한다.

교인 심재학(어바인)씨는 "BLM 운동에 전적인 지지를 보낼 수 없는 건 '흑인'의 인권만 부각되는 역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기독교인 입장에서는 흑인뿐 아니라 아시안, 히스패닉 등 모든 생명이 소중한 것이다. 심지어 BLM이 폭력적이고 반정부 시위로 변질되는 모습을 볼 때면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BLM 공동설립자들이 갖고 있는 사상적 배경과 BLM 단체의 설립 철학 중에는 보수 기독교계 입장에서 강한 반감을 가질만한 요소들이 많다.

우선 공동설립자 중 한 명인 알리시아 가자는 자신을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퀴어(queer)' 여성으로 소개한다.

BLM은 공식 웹사이트(www.blacklivesmatter.com)에서 '우리는 성전환자 형제, 자매들이 이 운동을 이끌고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우리는 성소수자 네트워크를 발전시키고자 한다' '우리는 세상을 붙잡고 있는 이성애 중심의 사고에서 탈피하는 목적을 갖고 모일 것' 등의 문구를 통해 BLM의 한 축을 나타내는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LGBT 이슈를 반대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기독교계 관점에서는 BLM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독교계가 BLM을 단순 흑인 인권 신장만을 위한 운동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는 또 있다. 바로 '가정'에 대한 견해다.

이번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논란이 된 샘 쿤로드 선수는 BLM 퍼포먼스에서 무릎을 꿇지 않은 이유를 언급하며 "(BLM은) 핵가족(nuclear family) 형태를 부정한다"고 말했다.

실제 BLM은 웹사이트에서 단체의 신념으로 '우리는 마을 또는 가족의 의미 확장을 통해 서구 사회가 규정한 핵가족의 형태를 저지하고자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난달 오렌지카운티 풀러턴교육구 교육 위원회에서는 BLM교육 여부를 두고 학부모, 주민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있었다.

교인 이선경(풀러턴)씨는 "당연히 흑인의 인권을 존중하고 그들이 차별받는 것을 반대하지만 BLM은 '흑인'이라는 상징을 내세워 자신들의 사상을 강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얼마 전 교육구에서 BLM을 킨더가튼부터 가르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아시안 부모 입장에서는 '왜 흑인만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자녀들에게 특정한 BLM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성경적 관점을 더 지지한다"고 말했다.

☞BLM(Black Lives Matter)은

공동설립자 알리시아 가자가 지난 2013년 7월 쇼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흑인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촉발했다. 당시 가자는 플로리다주 17세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이 사살된 사건과 관련, 가해자가 무죄 판결을 받자 이에 대한 항의 글을 SNS에 게재했다. 이 글에 해시태그(#BlackLivesMatter)가 붙으면서 BLM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BLM 운동에 대한 시각 차이는 크다. 최근 CBS가 성인(18세 이상) 26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40%가 BLM에 동의하지 않았다. 지지 정당별로도 응답은 갈렸다. 민주당원 87%, 공화당원은 28%만 BLM 운동을 지지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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