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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공화와 민주의 ‘북극권 대전’

[LA중앙일보] 발행 2020/08/21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20/08/20 18:45

우편투표 논란과 민주당전당대회로 크게 주목 받지 못한 뉴스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알래스카 북극권국립야생보호구역(Arctic National Wildlife Refuge·ANWR)에서 석유와 천연개스 개발을 허용하는 공유지 경매 절차에 착수한다는 발표다. 알래스카 개발은 그간 많은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생태계 보호’와 ‘경제적 효과’가 맞서는 치열한 싸움이었다.

ANWR은 알래카주 북동부 지역의 미국 최대 규모 야생보호구역이다. 개발 허가 지역의 규모는 1900만 에이커다. 이중 150만 에이커의 해안 평지에 원유가 집중돼 있다. 연구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원유 매장량은 44억~118억 배럴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최대 원유 매장 규모다.

알래스카 개발 계획은 일찍부터 추진돼 왔지만 민주당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결렬됐다. 환경론자들은 개발이 시작되면 보호구역에 서식하는 북극곰, 무스, 담비, 비버 등의 희귀동물과 각종 철새의 도래지가 사라지고, 식물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시추 작업으로 영구동토층이 녹을 경우 온실효과를 지닌 메탄의 방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알래스카가 정식으로 연방에 가입하기 전부터 이 지역의 생태학적 가치는 주목을 받았다. 국립공원관리국(NPR)과 생태계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1960년에 야생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1980년에는 과학적 탐사가 이뤄지고 구역이 확대되면서 법령으로 보호받는 지역이 됐다. 현재 소수의 알래스카 원주민이 수렵을 생업으로 거주하고 있다.

17일 경매 착수 소식이 발표되자 공화당은 즉각적인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석유 수급 효과를 가져오고 알래스카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형 정유회사, 개발업자 등도 찬성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석유가 남아나는 시대에 굳이 환경 파괴를 무릅쓰고 개발할 필요가 없다며 반박한다. 채굴에 따른 경제성도 정확히 파악된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환경보호주의자, 생태계 연구자 등이 힘을 보태고 있다.

알래스카 주민들도 환경 파괴 우려보다 경제적 효과를 우선하는 그룹과 한 번 훼손된 생태계는 다시 복원할 수 없다는 그룹으로 양분돼 있다.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던 북극권 개발은 2017년 트럼프가 취임하면서 보호구역 임대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에 공유지 경매 절차에 돌입하면서 개발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데이비드 번하트 내무부 장관도 “올해 안에 경유지 경매가 반드시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적극적인 추진의사를 밝혔다. 번하트 장관은 석유 로비스트 출신이다.

현재 환경단체들은 경매 절차를 막기 위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고 민주당은 의회를 통해 개발 저지에 나설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강조해 온 화석연료 생산 확대정책 중 하나인 알래스카 개발을 결국 성사시켰다. 하지만 실제로 원유를 얻기까지는 8~10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11월 3일 선거는 북극권 개발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공화당이 현재 수준의 연방 의석을 유지하면 개발은 계속되겠지만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대선도 승리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반면 법적 허가가 승인된 상태에서 경매를 통해 토지 임대가 이뤄지면 시추 권리를 취소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보존과 개발을 두고 반세기를 이어온 힘겨루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북극권 동토에서 공화와 민주의 또 다른 전쟁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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