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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국전 기념비 건립의 의미

지난주 풀러턴의 힐크레스트 공원에서 ‘한국전 미군 희생자를 위한 기념비’ 건립 기공식이 거행됐다. 해병대 출신인 나는 군복을 착용한 채 기수단 등 해병전우들과 함께 참석했다.

기념비 건립을 위해 OC한국전 기념비 건립위원회(사무총장 박동우)는 오랜 시간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부지가 확정돼 공사를 시작하는 행사를 갖게 된 것이다. 참으로 뜻깊고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미국 전역에는 워싱턴 DC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 한국전 참전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나는 워싱턴DC를 방문할 때마다 내셔널몰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한국전에서 희생된 미군 장병을 위해 묵념을 하곤 한다

워싱턴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는 비오는 날 판초를 둘러쓰고 음울한 표정으로 정찰 중인 19명 미군 병사의 조각상과 작은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그 기념비에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자유 수호를 위해 한국 땅에서 희생한 그들로 인해 지금 한국이 자랑스러운 민주국가로 성장했음을 상기시키는 구절이다.



뉴욕시의 참전기념비는 맨해튼 남단 배터리파크에 세워져 있다. 그곳에는 태극기를 비롯한 참전 16개국의 국기들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미국에 세워진 이런 한국전 기념비들은 모두 미국인들 즉 재향군인회나 그 지역 지방정부에 의해 세워진 것들이다.

하지만 이번 풀러턴에 세워지는 기념비는 우리 한인들의 힘으로 건립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그 기념비에는 한국전에서 산화한 미군 전사자 3만6516명의 이름이 모두 들어가게 된다. 이 같은 뜻깊은 사업에 한인사회는 적극 동참해 힘을 보태야 한다.

흔히 워싱턴DC 내셔널몰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 미군 전사자들의 명단이 새겨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건너편에 있는 거대한 월남전 참전기념비에는 월남전에서 숨진 전사자 명단이 모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각 도시의 어떤 한국전 기념비에도 전사자 명단은 없다.

한인은 미국에서의 이민역사도 짧고 여전히 비주류이다. 그런 만큼 조형물을 건립할 때에는 한인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주류사회와의 관계도 생각해야 한다. 다시 말해 미국인들에게 우리 한국을 알리고, 한미동맹, 한미친선 등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소재의 것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참전기념비뿐 아니라 6.25전쟁 때 한국을 구한 맥아더 장군, 한국땅에서 순직한 월턴 워커 장군 등과 같은 위인이나 또는 미국과 연관이 있으면서 세계에 자랑할 만한 뛰어난 한국인 동상 등을 세우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지금 캘리포니아주에는 한국전 참전기념비가 몇 개 세워져 있다. 모두 미국인들이 세운 것이다. 베이커스필드, 팜스프링스, 북가주의 샌타넬라, 이고(Igo), 소로나(Sorona) 등 모두 작은 시골 도시에만 있다.

이번에 오렌지카운티에서 한인들의 힘으로 기념비가 세워지는 것을 계기로 향후 대도시 한인사회들이 그들 지역에 한국전 참전 미군 희생자 기념비를 세운다면 한미동맹 강화와 친선 도모에 공헌하는 일이 될 것이다.

미국인들은 한국전쟁을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이라고 부른다. 한인들이 미국 각 지역에 ‘미군 참전 희생자 기념비’를 더 많이 세운다면 ‘잊혀진 전쟁’은 ‘잊히지 않은’ 전쟁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김택규 / 국제타임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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