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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과학 유튜버들의 '지성 캠페인'

장병희 / 디지털부 부국장
장병희 / 디지털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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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08/24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20/08/23 12:56

영화 ‘인터스텔라’에는 상식 수준인 사실을 허구, 요즘 식으로 말하면 가짜 뉴스라고 매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남자 주인공 쿠퍼는 딸 머피의 담임 교사가 머피가 학교에 아폴로 탐사선의 달착륙에 대한 책을 가져와 달착륙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해 싸움을 일으켰다고 말한다. 지구 환경오염 때문에 오직 농업에만 집중시키기 위해

교과 과정에서는 달착륙 등 환상을 심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모조리 거짓이라 가르치고 있던 것이다.

수년 전에 유명한 NBA선수가 자신은 ‘지구가 평평하다’는 것을 믿는다고 고백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상식적인 사실을 믿지 않는 사람을 비난하거나 조롱하고 싶지는 않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생각만 그렇게 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우주와 우주선을 믿지 못할 수 있지만 그들을 탓할 것도 아니다. 지구가 둥글다거나 태양을 공전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인지능력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을 비롯해, 중국, 아랍에미리트(UAE)가 화성으로 우주선 띄웠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가 지구와 화성 간의 최근접 시기라고 한다. 중국과 UAE는 처음으로 화성에 우주선을 보낸 것이다. 이들의 화성 탐사우주선은 내년 2월에 화성에 도착한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달의 뒷면을 탐사해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일본도 소행성에 탐사선 ‘하야부사’를 보낼 정도다. 우주탐사는 이제 미국이나 유럽의 전유물이 아닌 세상이 됐다.

미국 납세자이므로 우주항공국(NASA)의 우주탐사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반면 고국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아쉽다. 미국에서는 스템(STEM: 과학, 테크놀로지, 엔지니어링, 수학)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한국은 세계적으로 상당한 경제 규모를 자랑하고 있음에도 이공계를 기피하는 세태가 계속되고 있다. 나름 이유가 있겠지만 전문가를 무시하고 관료들이 군림하는 것도 한 이유라고 한다.

스템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기에 벌어지는 참상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막심한 피해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이전까지는 그나마 미국 유학 출신들이 한국에 돌아가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요즘은 이공계 유학도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IT강국’이라는 자기 최면에도 불구하고 이공계 기피만큼 기술자와 과학자를 우습게 여기는 풍토다. 정치가 국가보건을 좌우하는 것이 그곳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이렇게 스템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미래 한국 과학에 필수적인 우주 개발은 점점 요원해진다. 수학이 어려워 ‘수포자’가 늘어난다고 걱정만 할 게 아니라 수학을 포기하지 않는 교육환경을 조성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안 보인다. 오히려 “미적분이 일상에서 왜 필요하냐”는 발언을 하는 교육 공무원이 출현하기도 했다.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최첨단 원자력 발전 분야를 포기하는 황당한 정책은 우주개발은커녕 다음 세대들은 무슨 먹거리를 남겨줄 것인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다행스러운 것은 기존 언론이나 학계가 아닌 개인 유튜버들이 각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립적인 과학 유튜버 ‘에스오디’, ‘지식보관소’, ‘신박과학’ 등이 과학 지식 콘텐츠로 한국의 지식 및 문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지성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화성은 아니더라도 ‘국뽕’수준의 자기 최면을 벗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돋보인다. 이해도 못 하면서 4차산업혁명을 떠드는 정치인들보다 믿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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