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고] 코로나19와 대면 예배

코로나19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앓거나 목숨을 잃는 사람이 그치질 않는다. 치료약도 없다. 감염 확진자와 멀리 떨어지는 것이 유일한 예방책이다. 그래서 정부는 사람들의 모임을 막고 있다.

그런데 이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단체가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교회들이다. 얼마 전 서울의 모교회 예배에 참석한 교인들 가운데 9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근래 하루에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 중 가장 많은 숫자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 문제를 신학적으로 생각해보자. 기독교인들이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신학적으로 말하면 절대자를 신봉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절대자라는 술어에는 이원론적인 뜻이 담겨져 있다. 곧 하나님(신)은 참다운 분이시고 착한 분이시지만 모질거나 악한 성품도 지니고 계신다는 이원론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이 말을 좀 더 학문적인 개념으로 다뤄보자. 여기에서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가 그의 저서(Christianity among the Religions of the World)에서 한 말을 한번 들어보자.



“만일 신이 절대적이라면 그가 창조한 만물을 다 포괄해야 될 터인데, ‘선’은 물론이요 ‘악’까지도 신이 만든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토인비가 말한 ‘절대적 신’은 이원론적인 뜻이 들어 있기 때문에 일반 기독교인들은 ‘절대자’란 술어를 쉽게 받아드릴 수 없을 것이다. 만일 신과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선만을 받아드리는 것을 뜻한다면 신은 모든 것을 포괄하는 절대자가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신도 인간처럼 절대적 실체의 한 부분인 선만을 택할 수가 없다. 그렇게 되면 신은 절대자가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교회 대면 예배를 주장하는 일부 한국 기독교인들이 생각하는 절대자는 어떤 존재일까. 선만을 택하는 신을 믿고 교회에 갔었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신자들은 그들이 믿었던 ‘신’ 대신 ‘악’(코로나19)을 선택한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신의 절대성을 믿는 기독교인들에게 코로나19는 신은 절대적이고 선한 존재인가란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신의 이원론적 성품에 대한 질문과 함께.

코로나19 사태를 바라보는 한국 기독교인들은 지금까지의 타성적 신앙생활을 한 번쯤은 냉철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교회에 가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를 때 그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선’만을 택하시는 하나님으로 알고 그 이름을 부른다면 그 하나님은 절대자가 될 수가 없을 것이다. 교회 안에도 코로나19가 자리잡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의 하나님을 부르고 싶다면 모임이 금지된 교회 안에서 부르지 말고 교회 밖에서 마스크를 하고 조용히 그 이름을 불러야 한다. 절대자 하나님과 조화를 이루는 합당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윤경중 / 목회학 박사·연목회 증경회장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