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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1세 문화 이해 못하는 아이들

‘한국인은 왜 정신과 치료를 기피하나요?’ 이를 주제로 얼마 전 미 전국을 연결하는 영상회의가 열렸다. 한인 상담기관들이 뉴욕에 위치한 ‘겨자씨 세대(Mustard Seed Generation)’와 손 잡고 이 방면의 전문가들과 현재 치료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행사였다. 코로나19로 한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 답답함, 불안감, 우울함 등은 물론 분노나 애도 현상까지 경험하고 있어 시기에 걸맞은 행사였다.

필자도 전국에서 모인 300여명의 청중, 25명의 발표자, 40여명의 보조자들과 함께 회의에 참가했다.

조세핀 김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신과 문제가 생겼을 경우 조기에 치료를 받아 개인은 물론, 가족이나 지역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발표했다.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을 공부하다 버지니아 공대 조승희 총기난사 사건 이후 상담학으로 진로를 바꾸었다는 김영옥 박사는 환자들에게 정신적 문제가 자신만 겪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많다는 것을 주지시킨다고 했다. 상담실을 찾아 온 것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고 애정을 보인다고 했다.



LA한인타운에 위치한 가정상담소(KFAM)의 안현미 가정치료사는 상담소에서 주최하는 각종 세미나를 통해 주민들이 친밀하게 느껴서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필자도 많은 경우 환자가 더 빨리 왔더라면 효과가 더 좋았고 합병증이 많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이 표시했다. 조현병(과거 정신분열증이라 불렀다), 조울증, 우울증, 공황장해, 불안증세, 주의산만증, 자폐증 등은 두뇌라는 우리 몸 안 장기의 화학물질 불균형이 원인이다. 그래서 뇌전파물질 일부인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등의 균형을 맞추어 주면 치료가 가능하다. 환자가 처해있는 환경, 특히 가족이나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에 도움을 주어 문제가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고, 행복한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유지시킬 수 있다.

필자는 회의에서 한인 1세와 2세 사이의 문화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소년기의 이민 2세들은 서구 가치관의 영향으로 개인주의가 발달해 본인 의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중요시 한다. 반면 부모들은 유교 영향으로 가족이라는 집단을 우선시 하면서 자녀들과 갈등을 겪는다.

우리 2세들은 1세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첫번째로 ‘눈치’다. 한국인들은 직접적인 언어로 표현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위의 분위기로 잘 파악해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할 것을 기대한다. 많은 청소년들은 왜 부모가 자신에게 바라는 것을 직접 대화로 알리지 않고 스스로 알기를 원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둘째로 ‘한’이다. 오랜 역사 동안 한국인은 주위의 강국들에게 침략을 받아 많은 희생을 당했다. 또한 하층계급은 무시당하고 학대받으며 살았다. 이들은 분노를 밖으로 표현할 기회가 없었고 안에 담아 놓고 많은 시간을 참아왔다. 이런 것들이 육체적 증상, 화병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밖에도 정의 문화, 체면, 팔자 등도 2세들이 이해하기 어렵고, 말수를 줄이라는 것과 윗사람과 이야기 할 때에 똑바로 쳐다보지 말라는 요구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살다가 문제가 생기면 빨리 상담자나 정신과 의사를 찾아야 한다. 시간이 이를수록 해결이 빠르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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