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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도, 안경도 집에서 맞춘다…AI가 내 사이즈 '콕' 집어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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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8/27 19:04

쇼핑도 ‘언택트’ 시대다. 이제 사람들은 누군가와 마주하지 않고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 싶어 한다. 모바일 리서치 오픈서베이가 지난 7월 20일 만20~49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0 모바일 쇼핑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에서 오프라인 쇼핑은 약세, 온라인?모바일 채널에서 식료품 구매율은 큰 폭(+15%) 증가했다. 최근 3개월 내 오프라인 쇼핑을 하지 않았다고 대답한 응답자의 주요 이유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외출 자제’였다.
온라인?모바일 쇼핑 등 전자 상거래 시장은 점점 덩치를 불리고 있다. 문제는 온라인에서 얼마나 정교한 쇼핑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생수나 화장지를 사는 것은 가능해도 내 몸에 맞춤한 옷이나 신발을 사는 건 어렵지 않을까. 최근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기술로 이런 장벽을 돌파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패션 부문 전자 상거래 비중이 커지면서 AI, 빅데이터, AR 등 기술을 통한 보다 정교하고 다채로운 쇼핑 경험이 가능해졌다. 사진 Morning Brew on Unsplash






집에서 주문하는 맞춤셔츠…100만명 체형 빅데이터 기반
내 어깨의 너비와 팔 길이, 목둘레에 딱 맞는 셔츠를 주문하는 건 고급 맞춤 셔츠 매장에 직접 가야만 가능한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 집에 앉아 컴퓨터나 핸드폰으로도 맞춤 셔츠를 주문할 수 있다. ‘트라이본즈’의 맞춤 셔츠 플랫폼 ‘셔츠스펙터’ 얘기다.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 사이트에서 3분 만에 사이즈와 디자인을 선택해 주문을 완료하고 7일 안에 완성품을 받아 볼 수 있다.



8가지 질문에 답하면 목둘레와 어깨너비, 가슴둘레 등 맞춤 셔츠에 필요한 상세 사이즈가 나온다. 사진 셔츠스펙터 홈페이지 캡처






맞춤 셔츠의 생명은 체형별 사이즈다. 같은 S 사이즈여도 팔이 유난히 긴 사람, 목이 두꺼운 사람을 위해 사이즈를 정교히 조정할 수 있다는 게 맞춤 셔츠의 장점이다. 비대면으로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조정하는 게 가능할까. 셔츠스펙터 사이트에선 사이즈에 관해 8가지 질문을 던진다. 연령?키?몸무게부터, 팔이 긴 편인지 짧은 편인지, 선호하는 핏, 평소 즐겨 입는 사이즈 등이다. 의외로 줄자로 몸을 직접 재보라는 주문은 하지 않는다.
셔츠스펙터는 한국 남성 100만 명의 신체 패턴 빅데이터를 통해 특정 신체 정보에 따른 사이즈를 유추해 골라준다. 더불어 “팔이 긴 편이다” “배가 좀 나왔다” 등의 소비자 언어 및 인지에 의한 편차가 실제 수치상으로 어느 정도 나타날 수 있는지도 분석한다. '닥스셔츠' '질바이질스튜어트 셔츠' 등을 보유한 트라이본즈가 오랜 기간 셔츠를 판매하면서 연령에 따른 구매 패턴, 반품, 수선, 소비자 불편 사항 등 다양한 데이터를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학일 트라이본즈 사업부장은 “단순한 팔길이·목둘레의 문제가 아니라 어깨가 안쪽으로 살짝 말려있고, 등 상단이 앞으로 굽어 있는 등 한국 남성들의 평균 체형에 적합한 패턴을 찾아 AI 기반 사이즈 측정 체계를 개발하고 구축하는 데 1년여의 시간과 인력을 투자했다”고 했다.



사이즈 뿐만 아니라 카라, 커프스, 등, 포켓, 밑단 등의 세부 디자인을 고를 수 있다. 사진 셔츠스펙터 홈페이지 캡처






양쪽 발 1mm 차이도 잡아낸다…소비자 만족도 90%
아무리 편리해도 온라인에서 잘 사지 않게 되는 품목이 신발이다. 같은 사이즈여도 브랜드·제품마다 미묘하게 차이가 나서 직접 착용해보지 않고선 딱 맞는 신발을 찾기가 어렵다. 온라인 신발 쇼핑 플랫폼 ‘펄핏’은 내 발 사진을 찍어 등록해두면 발 사이즈에 맞는 신발을 추천해주는 사이트다. 사이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이즈 측정 기술과 AI 기반의 사이즈 추천 기술을 활용한다. 발 사이즈 등록 없이도 신발을 살 수 있지만, 펄핏 이선웅 대표에 따르면 사이즈 등록 후 신발을 구매한 소비자 만족도는 90% 이상 높고, 반품률은 0.9%로 현저히 적다고 한다.



내 발 사이즈와 신발의 내측 사이즈를 정확히 측정해 딱 맞는 신발을 추천해주는 사이트. 사진 펄핏






펄핏에 접속해 사이즈 측정 키트를 주문한 뒤 그 위에 발을 올려 사진을 찍으면 발길이, 발볼 너비 등을 1mm 단위로 측정할 수 있다. 주요 브랜드, 인기 제품의 신발 내측 사이즈도 모두 데이터로 만들어 두었다. 현재 펄핏에는 고객의 발 사이즈 데이터가 15만 명, 이에 매칭하는 신발 데이터는 40개 브랜드의 3만~4만 족 정도 쌓여있다. 이 데이터로 알고리즘을 도출해 제품 추천도 한다. 아직은 운동화 중심이지만 사이즈 문제가 더 민감한 구두 쪽도 확장할 계획이다.

얼굴 사진만 찍어도…귀걸이·안경·모자를 쓴 것처럼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로로젬’이 출시한 ‘롤로룩스’는 얼굴 인식과 실시간 카메라 기반의 가상 착용 시스템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다. 쉽게 말해 핸드폰 카메라로 내 얼굴 사진을 찍어 올리면 주얼리·안경·모자 등을 가상으로 매치해 볼 수 있다. 현재 ‘제이에스티나’ ‘윙블링’ 등 주얼리 브랜드에 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매장에 가지 않아도 얼굴 사진만 올리면 귀걸이를 가상으로 착용해 볼 수 있다. 실제 착용했을 때처럼 크기 등을 가늠할 수 있어 편리하다. 사진 로로젬






롤로룩스에는 액세서리의 색·크기·광택·반짝임까지 가상으로 구현하는 AR(증강현실) 기술이 적용됐다. 김한울 로로젬 대표는 “패션 상품은 질감·광택 등 섬세한 부분까지 표현하는 게 중요해서 실제 착용한 것 같은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가상 착용 소프트웨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온라인상에서 제품 상세 페이지 이탈률이 낮고 구매 전환율은 높은 편이다.



실제보다 더 실제같은 색과 모양, 광택을 표현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사진 로로젬






비대면 쇼핑 핵심 기술 관심 뜨거워
이선웅 펄핏 대표는 “전자 상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오프라인 비중이 높았던 신발 업체에서도 온라인 쪽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크다”며 “미국 나이키, 일본 라쿠텐 등 이미 해외에선 패션 부문 ‘가상 착용’ 기술과 서비스가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한울 로로젬 대표는 “3D 기술을 활용한 실감 나는 쇼핑 콘텐츠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며 “가상 피팅 기술이 실제 쇼핑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지만, 온라인 상에서 특별한 경험과 재밌는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향후 1~2년 안에 주얼리?안경?가방 등 패션 잡화는 물론 의류·가구?가전까지 AR 쇼핑 서비스가 보편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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