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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구 온난화와 극지 썰매견

겨울철 북반구에서 가장 일반적인 스포츠 중 하나가 개썰매 경주다. 공식적인 개썰매 대회는 약 1600km를 2주일 내에 15마리 전후의 썰매견으로 달리는 경기다.

썰매견은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겨울철를 제외한 계절에 하루 30~80km 정도를 달린다고 한다. 평소에 달리는 근육을 키우고, 장거리 경주에 필요한 지구력과 심폐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썰매견 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개가 선두견이다. 선두견이 앞장 서서 주인의 명령을 따르고 나머지 개들을 인솔한다.

썰매견은 개들 중에서 특별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기원과 진화 과정이 일반 개에 비해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개들은 종보존과 계보를 철저히 준수해 혈통을 이어오고 있다. 애완견 중에 이런 개들이 많다. 개보다 더 인간에게 친숙한 동물은 없다. 요즘, 1인 가구가 늘어감에 따라 반려견은 가족이나 다름없이 돼가고 있다.

그런데 썰매견의 족보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 화석과 유전자 분석으로 썰매견의 진화과정을 알 수 있게 됐다. 극지 온난화로 동토가 녹으면서 개의 화석들이 세상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동토의 정의는 2년 이상 섭씨 0도 이하인 땅을 의미한다. 동토의 변화는 온난화의 지표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동토는 연속동토, 불연속동토, 산발동토, 고립동토 등으로 분류된다. 연속동토는 툰드라에, 불연속동토는 한대산림에 대부분 분포하지만 산발동토와 고립동토는 불규칙하게 퍼져 있다. 즉 북극점을 기준으로 남쪽으로 갈수록 동토의 분포가 얇아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현재 그린란드에서 발견된 114마리의 썰매견과 늑대의 고고학적 증거, 동토 융해로 발견된 9500년 전 시베리아 개, 3만3000년 전 시베리아 늑대 등의 유전체 배열을 분석함으로써 썰매견의 시공간적 출현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연구에서 고대 개와 현대 썰매견 사이에 흥미로운 유전적 유사성이 발견됐다. 현대 미국에 존재하는 늑대가 아닌 홍적세 시대(Pleistocene: 164만년 전에서 1만년 사이 지질연도) 시베리아 늑대에서 오늘날 썰매견의 유전자 배열과 흐름을 알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현대 썰매견의 조상이 시베리아에서 진화됐음을 밝혀냈다. 즉 북극 환경 적응과 밀접한 썰매견의 특이 유전자가 9500년 전에 형성됐다는 증거를 얻었다. 이 유전자 분석으로 9500년 전 화석 개는 애완 동물보다는 현재 썰매견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동토가 융해되면서 썰매견의 족보도 밝혀지고 있다. 앞으로 동토에 숨겨진 어떤 진실이 밝혀질지 모른다. 동토 융해는 온난화의 부산물이지만 과거를 알 수 있는 타임캡슐 역할도 한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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