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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생활] ‘수퍼 갑’ 종업원과 ‘수퍼 을’ 고용주

지난달 23일은 LA레이커스 스타 고 코비 브라이언트의 42세 생일이었다. 다음날인 24일은 코비가 레이커스에서 달았던 등번호 8번과 24번에서 착안해 NBA와 오렌지카운티가 정한 ‘코비 브라이언트 데이’였다.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저지에 BLM 등 인권과 사회정의 관련 메시지를 달고 경기에 임했던 레이커스 선수들은 이날 코비가 디자인한 검은색 무늬의 ‘블랙맘바’ 스페셜 저지를 입고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인지 지난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콥 블레이크가 세 아들 앞에서 경찰이 쏜 7발의 총을 맞고 쓰러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의 비무장 흑인 남성 총격 사건에 분노해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를 비롯한 NBA 선수들은 남은 플레이오프 경기 출전을 거부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단축된 시즌의 중단을 외치던 선수들이 29일 직장인 코트에 복귀하기로 입장을 바꾼 데는 마이클 조던의 힘이 컸다. 현재 유일한 흑인 최대지분 구단주인 샬럿 호네츠의 조던이 종업원인 선수들과 고용주인 구단주 사이에서 중요한 중재자 역할을 한 것이다. 현재 NBA 노동 관계 위원장이기도 한 조던의 얘기에 구단주와 선수는 모두 공감했다.



NBA 전면 중단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던 르브론 제임스는 26일 첫날 회의에서는 중간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는 등 인종차별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지만 둘째날 회의 때는 특별한 반대 없이 플레이오프 복귀 결정에 동의했다.

1990년대 6번 우승한 시카고 불스의 조던, 2000년대 5번 우승한 코비, 2010년대 3번 우승한 르브론이 대를 이어 스포츠와 사회정의라는 두개의 목표를 다 이룬 셈이다.

올초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ESPN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를 보면 조던은 고용주가 시키는 대로 한 직장에서 열심히 근무한 종업원이다.

그러나 조던의 후계자인 코비는 자기에 대한 대우에 소홀한 고용주에 불만을 품고 직장을 떠나고 싶어서 여러 번 레이커스와 마찰을 빚었다. 다행히 레이커스가 샤킬 오닐 트레이드와 파우 가솔 영입을 통해 코비의 마음을 달래 주어 20년 ‘장기근속’ 할 수 있었다.

반면 ‘더 라스트 댄스’를 보면 조던은 가장 큰 조력자인 스카티 피핀이 말도 안 되는 적은 액수의 연봉을 받으면서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음에도 구단주에게 아무 불평도 할 수 없었다.

코비의 뒤를 이은 르브론은 본인의 맘에 들지 않으면 세 번이나 팀을 옮겨 현재 레이커스가 지난 17년 사이 네번째 직장일 정도로 강력한 파워를 보이는 ‘수퍼 갑’ 종업원이다. 그 뿐만 아니라 같이 근무하고 싶은 동료 종업원을 영입할 수도 있다. 이처럼 지금은 종업원들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시대다.

가주에서는 지난해 타운을 방문해 한인사회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던 마리아 엘레나 두라조 가주 24지구 상원 의원이 상정한 일명 봉제 노동자 보호 법안인 상원법안 SB1399으로 종업원들의 힘이 더욱 세질 전망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고용주를 상대로 소송하려는 종업원들이 번지수 틀리게 필자에게 전화를 해 “저는 종업원은 담당하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하기 바쁘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우울한 ‘수퍼 을’ 한인 고용주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김해원 /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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