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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선인장과 보약

사막의 파수꾼은 선인장이다. 한여름 불 뙤약볕 아래 모진 벌판을 지켜주고 있는 마스코트, 선인장이 고스란하니 반갑다. 사막 지대에 뚜렷하게 자리한 기둥선인장이나 유카 또는 손바닥선인장들은 사막을 위로해주는 천사라 하겠다. 물의 증발을 막으려 똘똘 뭉치다 바늘이 된 이파리들은 얼마나 어질고 사리에 맞는가.

선인장은 2000여종이 넘는다 한다. 뒷마당 한 구석에 알로에베라 선인장이 탈없이 잘도 자라준다. 음료는 물론 화장품으로 널리 쓰이고 응급화상 치료제로 부엌 살림의 상비약이기도 한 만능 의약식품이다. 멕시코에서는 고급 술의 원료로 변신하기도 한다.

가끔 알로에베라 선인장 즙을 얼굴과 손등에 바른다. 혹시 검버섯이나 주름살이 사라지는데 도움이 될까 해서다.

그리곤 혼자 웃는다. 도움이 확실하다면 벌써 난리가 났을 터이다. 그리곤 또 웃는다. 안 바른 것 보다야 낫겠지 믿으며 위로를 한다.



싸면 팔리지 않는 물건이 있다. 비싸야 기웃거려보는 상품들이 많다. 여성들의 화장품과 옷과 어린이용품이다. 그리고 이른바 보약이다. 화장품이나 보약을 싸게 판다면 누가 거들떠나 보랴. 휘청거릴 정도의 많은 돈을 주고 사야 들고 가는 이의 발걸음이 가볍고 그것을 바르거나 마실 때마다 마음의 위로가 될 터이다.

발랐으니 마셨으니 이만하겠지 믿으며 거울을 본다. 플라시보 효과(가짜 약을 투여해도 진짜 약으로 생각해 병이 낫는 현상)가 증명되는 순간이다. 의학적이기보다는 심리적 암시의 효과는 있다는 이야기다. 몸에 좋다는 식품을 배불리 먹는다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지 모른다. 어쩌다 선인장이 보약으로 둔갑해 잔소리를 늘어놓고 말았다.

선인장은 물을 싫어한다. 열흘에 한 번 주면 좋아한다.


문 영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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