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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멀리 보아야 아름답다

멀리 보이는 산이나 강은 아름답다. 산을 가까이 가서 보면 높은 벼랑 계곡에 쓰러진 나뭇가지로 지저분한 것들이 눈을 거슬리게 한다. 강도 마찬가지다. 강에 가까이 가서 흘러가는 흙탕물에 오물이 가득한 것을 보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멀리서 느끼는 아름다움과 가까이서 보는 자연은 상상 속의 아름다움과 현실 속의 실체처럼 크게 다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훌륭하게 보이는 사람들 중에서도 사생활이 모범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알렉산드르 푸시킨은 러시아 최고의 시인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고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라는 시구절로 유명하다. 이반 투르게네프는 소설가로 명성을 얻은 사람이다. 한번은 투르게네프가 푸시킨의 시를 읽고 감동을 받아 푸시킨을 만나려고 그의 집을 직접 찾아갔다. 그때 마침 한 남자가 급히 뛰어나와 투르게네프와 몸을 부딪쳤는데 그 사람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험한 눈초리로 쳐다보다가 가버렸다. 투르게네프는 ‘이런 무례한 사람이 푸시킨의 집을 출입하다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이 알고 보니 그 무례한 사람이 푸시킨이었다. 투르게네프는 큰 실망을 하면서 발길을 돌렸다.

글이나 그림, 음악 등으로 명성을 얻은 사람들이 모두 훌륭한 인품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보통사람보다 더 괴팍하고 고집스러운 성격을 가진 경우가 의외로 많다. 하지만 보통사람들은 유명한 사람들을 훌륭한 사람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가까이 가서 보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자연도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가까이서 보면 실망하는 것처럼 유명한 사람도 명성을 얻었을 뿐 사생활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같은 감정을 가진 보통사람일 뿐이다. 사람도 자연처럼 멀리 보아야 아름다운 느낌이 오래 남는 법이다.




이산하 / 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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