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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진정한 행복의 조건

한국의 한 TV프로그램에 탈북한 후 한국에서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이 나왔다. 탈북한 이유와 현재의 상황에 대해 묻자 한 학생이 행복해지기 위해 북한을 떠난 것 같고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대답했다. 그의 표정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었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자유를 억압받고 살다가 풍요롭고 자유로운 현재의 생활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 또래 한국 학생도 같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을까. 답은 “아니다”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다.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청소년의 30% 가까이가 자살 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학생은 행복해 하고 어떤 학생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갤럽이 여러 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일상에서 얼마나 행복감을 느끼는지를 조사했다. 의외로 가난한 동남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 국민들이 가장 많은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는 148개 국가 15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잘 쉬었다고 생각하는지 ▶하루종일 존중받았는지 ▶많이 웃었는지 ▶재미 있었는지 ▶즐겁다고 자주 느꼈는지 등을 묻고 “그렇다”라고 답한 비율에 따라 정했다. 한국은 97위였다.

이 조사 결과는, 행복감은 일반적으로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객관적인 지표보다 주관적인 감정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소득이 높아 가장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북구의 여러 나라에 우울증 환자가 많다는 사실도 이를 증명한다. 행복은 많이 소유해야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박한 마음이 행복을 많이 느끼게 해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제 가장 불행을 느끼는가’라는 조사도 있다. 다트머스대학의 데이비드 플라워 교수가 전세계 132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몇살 때 가장 크게 불행을 느끼는지를 조사했다. 47세였다. 이때가 되면 꿈꾸던 미래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팍팍한 현실, 가족에 대한 책임감 등으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면 언제 가장 행복감을 느낄까. 한국인의 대표적인 스승인 한 노교수가 80세가 넘어갈 즈음에 한국의 석학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친구와 지난 삶에서 가장 행복한 때가 언제였는지를 돌아보았다고 한다. 70세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였다고 한다. 이때는 사회적인 책임, 가족에 대한 책임 등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모든 의무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이 주는 행복감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사회적인 성취나 경제적인 성취와도 관계가 없다. 세월이 주는 선물이다. 신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행복을 놓치지 않을 약간의 지혜만 있으면 된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삶이 힘든 시기이지만 내게 행복한 시절이 온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삶에 윤활유가 될 수 있다.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삶에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이다.

‘면역에 관하여’의 저자 율라 비스는 종양학자인 아버지가 스토아 철학 책을 탐독한 이유를 이렇게 소개한다. “우리가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을 통제할 수는 없어도 그 일에 대한 감정은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행복이나 불행을 느끼는 감정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훈련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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