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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장수 소년에서 아이비리그 교수로

UCLA 출신 유펜 명예교수
이정식 박사 자서전 출간

이력서에 적힌 몇 줄의 경력만으로 다 표현되지 않는 삶의 굴곡이 있다. 이 책을 보면서 특히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일제 강점기인 1931년 평양에서 태어나 중국 만주와 한반도를 오가며 네 차례의 전쟁을 경험했다.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중국 국공내전, 그리고 한국전쟁까지. 14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한 집안의 가장이 되어, 전쟁의 참화 속에서 어머니와 동생들의 생계를 위해 청소부와 쌀장수 등으로 돈을 벌며 청소년기를 보내야 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정치학과 이정식 명예교수(사진)가 그 주인공이라면 잘 믿기지 않을 것이다.

이정식 교수.

이정식 교수.

대학에서 오후 강의를 할 때 그가 하나씩 풀어놓는 회고담은 학생들의 눈과 귀를 번쩍 뜨게 했다고 한다. 중공군과 국민당군이 그의 집 앞에서 기관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지면서 싸우던 상황, 한국전쟁 중에 평양에서 B-29 폭격기의 공습을 당했던 이야기 등은 졸고 있던 학생들을 깨우는 묘약이었다. 그 묘약을 자서전 형식으로 이번에 출간했다.

저자 이정식이란 이름을 세상에 처음 널리 알린 것은 1973년 미국에서 영어로 출간된 『한국의 공산주의』였다. UCLA 대학을 졸업하고 버클리대 대학원을 가는데 그때 지도교수인 로버트 스칼라피노와 공동 연구한 저서였다. 그 책에 이어 『이승만의 구한말 개혁운동』 『여운형』 『대한민국의 기원』 등 단독 저서를 잇따라 펴냈다. 이승만과 대한민국의 기원에 대한 긍정적 시각에서부터 그 반대편의 한국 공산주의 연구에 이르기까지 그의 관심은 매우 넓게 펼쳐져 있다.

그는 일본어, 중국어, 영어 등 외국어에 능숙하다. 힘겨웠던 한국 현대사를 반영하고 있다. 네 차례의 전쟁 중 생존을 위해 익혀야 했던 외국어들이 훗날 학문 활동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파란만장한 청소년기를 거쳐 한국전쟁 때 미군의 중국어 통역을 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가는 과정,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하우스보이, 식당 서빙, 설거지 등을 하며 공부하다 아이비리그 교수가 되는 이야기 등이 담겨있다.




배영대 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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