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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뮬란 보이콧 왜 하냐고요? 홍콩 인권 무관심에 부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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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9/15 08:04

세계시민선언 이설아 공동대표
“주연 배우는 민주화 탄압 옹호
디즈니, 중국시장 때문에 입 닫아
중화권 아이돌 최소한 침묵하길”



‘보이콧 뮬란’ 운동을 이끌고 있는 세계시민선언 공동대표 이설아씨. 재킷에 홍콩의 인권 운동 지지를 의미하는 노란우산 배지를 달았다.





영화 ‘뮬란’(17일 개봉)에 대한 관람거부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커지고 있다. 디즈니 제작 ‘뮬란’은 1998년 애니매이션을 실사화한 작품. 중국 남북조 시대 이민족 침입에 맞선 남장 여성 뮬란의 활약을 다뤘다. 보이콧 운동에 직면한 건 홍콩 사태 등 중국의 인권 문제 때문이다. 홍콩의 시민운동가 조슈아 웡 등이 ‘보이콧 뮬란(#BoycottMulan)’을 제안했고, 한국에서도 시민단체인 세계시민선언이 동참하고 있다. 반면 직접 관련 없는 문화콘텐트를 현안과 연계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세계시민선언의 공동 대표인 이설아(26)씨를 14일 만났다.

세계시민선언은 지난해 홍콩 사태를 계기로 학생 모임과 5개 정당 청년들이 모여 만든 단체에서 출발했다. 숙명여대 정책대학원에서 다문화 정책을 전공하는 이 공동대표와 60명의 활동가가 함께 한다. 최근엔 한국 외교관의 뉴질랜드 직원 성추행 문제에 대해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고, 벨라루스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세계시민선언은 국가 공권력이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침해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Q : ‘뮬란’을 보이콧하는 이유는.
A : “지난해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가 열렸을 때, 중국 당국이 이를 폭력으로 진압했다. 그런데 ‘뮬란’의 주연 배우 유역비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자신들이 만든 콘텐트가 인권, 인종 차별 등에 연루되기만 해도 사과했던 디즈니 측은 유역비의 행위엔 침묵했다. 또 ‘뮬란’ 크레딧에는 촬영지 신장 위구르 지역의 중국 공안에 감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지역은 중국 정부의 이슬람교 등 소수 민족 탄압이 심각하다고 비판받는 곳이다. ‘뮬란’ 보이콧은 디즈니의 이런 문제를 지적하고, 중국의 인권과 홍콩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려는 행위다.”


Q : 디즈니는 왜 침묵한다고 보나.
A : "당연히 돈이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포기할 수 없어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한다. ‘뮬란’을 실사 영화로 제작한 것도 같은 차원이다. 인권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디즈니가 유독 중국에 대해서만 침묵한다”


Q : ‘뮬란’은 홍콩 문제 등과 직접 연관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A : "‘뮬란’의 흥행을 망치는 게 우리 목적은 아니다. 다만 인권 탄압 지역에서 촬영한 뒤 감사를 표하고, 주연 배우는 민주화 시위를 탄압하는 공권력을 옹호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이콧하지 않으면 중국 정부의 횡포를 용인·묵인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


Q : 우리까지 ‘뮬란’ 보이콧에 동참해야 할 이유는 뭔가
A : "그동안 우리는 위안부 문제 등 한국에 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하면서 정작 다른 나라의 인권에는 지나치게 무관심했다. 홍콩 문제 등에 정치권도 거의 침묵한다. 부끄러운 일이다. 홍콩 인권운동가들은 홍콩을 ‘제2의 광주’라고 말한다. 동아시아에서 민주화 운동의 첫 번째 성공은 한국의 광주고, 그다음은 홍콩이어야 한다는 바람이다. 과거 우리가 민주화 과정에서 이웃 나라의 도움을 받았듯이 우리도 침묵하면 안 되지 않나. 극장 앞에서 1인 시위도 계획 중이다.”


Q : 한국에서 중화권 아이돌 멤버들이 SNS로 홍콩 문제 등을 언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A : "한국은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민주국가다. 중국의 인권 탄압을 비판할 권리가 있다. 중화권 출신 연예인들이 홍콩을 지지하거나 중국 정부를 비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SNS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 침묵해 주기 바란다.”

글·사진=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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