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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워드 ‘핵무기 80개’ 미국것 vs 북한것, 누구 말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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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9/15 08:07

신간 『격노』 작계 5027 내용 관련
‘미국, 핵 80개로 북한에 대응’ 보도
청와대 “오역”… 북한 게 맞다는 입장
외국인·전문가 “미국 게 맞다” 무게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의 저서 『격노(Rage)』에 미국·북한 간 갈등이 최고조였던 2017년 미국이 검토한 작전계획 5027에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포함됐다는 내용이 오역 논란을 낳았다.

우드워드는 2017년 북한이 첫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에 이어 화성-15형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쐈을 때 미군의 대응을 이렇게 기술했다. “(내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전략사령부는 북한의 정권 교체를 위해 작전계획 5027, 즉 핵무기 80기 사용을 포함할 수 있는 공격에 대한 미국의 대응(the U.S. response to an attack that could include the use of 80 nuclear weapons)을 면밀히 연구하고 검토했다.”




원문과 오역 논란





국내 일부 언론은 이 문장을 ‘미국이 핵무기 80기로 북한을 타격하는 계획을 검토했다’고 해석해 보도했다. 반면 ‘북한이 핵무기 80기를 사용하는 공격에 대해 미국이 대응을 검토했다’고 번역해야 옳다는 의견도 있다.

핵심은 “핵무기 80기 사용을 포함할 수 있는” 구절이 수식하는 단어가 북한의 공격(an attack)이냐 미국의 대응(U.S. response)이냐 여부다.

전문가들은 “양쪽으로 해석할 수 있는 혼란스러운 문장”이라면서도 “이 문장 바로 직전 대북 핵무기 사용을 놓고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의 고민이 전면에 부상했다는 대목이어서 맥락상 미국의 대응으로 보는 게 맞다”는 해석을 내놨다. 중앙일보 자매 영자지 코리아중앙데일리의 외국인 에디터들도 해석이 엇갈렸지만, 미국의 대응으로 본다는 의견이 약간 우세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국내 언론 보도는 오역이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핵무기 80기로 대응을 검토했다’는 국내 언론 보도에 대해 “(그 부분은) 오역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미국이 핵무기 80기를 가진 북한에 대응하는 것을 검토한 것’이란 번역이 옳은 해석으로 보는 셈이다.

청와대는 이후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오역으로 알고 있다”는 관계자 답변을 “전문이 발간되면 확인해 주시기 바란다”고 정정했다. 국내에 정식 출간되지 않은 책에 대해 ‘오역’이라고 언급한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뒤늦게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외국 언론인의 저작물을 청와대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핵무기 사용은 우리 작전계획에 없고 한반도 내 무력 사용은 우리나라 동의 없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이 북한을 겨냥한 핵무기 80기 사용 계획을 가졌는지 아닌지에 대해 미 국방부는 확인도, 부인도 않는 ‘NCND’ 입장이다. 작전계획은 군사 기밀이고, 작전 세부 사항을 노출할 수 있기 때문에 검토 여부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가 전날 “핵무기 사용은 우리 작전계획에 없다”고 부인한 것과 대조된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한반도 유사시 미국은 핵무기를 80개나 사용할 필요가 없고, 북한이 핵무기 80개를 사용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느 쪽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발사했거나 발사할 것이라는 정보가 포착되면 미국 대통령이 전권을 갖고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혀 “한반도 내 무력 사용은 한국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청와대 발표를 부인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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