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Los Angeles

92.0°

2020.09.29(Tue)

울산 고스톱발 미스터리 푼 제보전화..."그 두사람 친구예요"

  • 글꼴 확대하기
  • 글꼴 축소하기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9/16 13:03

울산시 역학조사관 13일 익명 제보 받아
광화문 집회서 고스톱 모임 확진 이어져



고스톱 사진. [중앙포토]





“그 두 사람, 모르는 사이가 아니라 친구예요.”
지난 13일 오후 3시쯤 울산시 역학조사관에게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광화문 집회를 다녀온 울산 70번 환자와 고스톱 모임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88번 환자가 친구”라며 “그쪽을 파보라”고 했다. 울산 지역의 고스톱 모임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초 확진자에 대한 실마리를 찾은 순간이었다. 울산에서는 지난달 31일부터 고스톱 모임 발 확진자가 16명이 나왔지만, 첫 확진자가 어디서 감염이 됐는지는 찾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울산시는 익명의 제보를 토대로 곧바로 두 사람의 휴대 전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추적했다. 70번 환자인 A씨(73)가 지난달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를 다녀온 뒤부터 같은 달 22일 양성 판정을 받기 전까지 88번 환자인 B씨(67)와 동선이 겹치는 곳이 여러 군데 있었다.

역학조사관은 이 자료를 두 사람에게 들이밀며 “두 사람이 평소 아는 사이고, 지난달 만난 게 맞느냐”고 물었다. 이전까지 “서로를 모른다”고 주장했던 두 확진자는 자료를 보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두 사람은 숨겼던 동선을 털어놓았다. 당초 A씨는 광화문 집회 2일 뒤 지역 초등학교 동기회 사무실에 가서 2명을 만났다고 말했다. 당시 이 2명에 B씨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들은 실제 이 자리에 B씨가 있었다고 진술을 바꿨다.

A씨의 거짓 진술로 인해 B씨는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거나 자가격리 되지 않은 채 고스톱 모임에 갈 수 있었던 이유다. B씨는 지난달 22일, 25일, 26일 남구 무거동의 한 주택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10여 명과 고스톱을 쳤다.

방역당국은 B씨가 사우나 발 감염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시는 B씨가 남구의 사우나를 지난달 15~29일 오후 8시쯤까지 이용한 사실을 GPS 정보를 통해 확인했다. 그간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었던 134번 확진자와 동선이 일치한 순간이었다. 현재 134번의 아내도 추가 감염된 상태다. 이들 부부는 중증 상태로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결국 광화문 집회를 다녀온 확진자가 아파트 내 주민과 그의 가족에게 감염을 일으켰고, 동기회 사무실, 고스톱 모임, 사우나 감염까지 대규모 ‘n차 감염’을 일으킨 셈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광화문 집회에 다녀온 확진자(A씨)로 인한 연쇄 감염 환자만 29명에 달하는데, 거짓말을 하지만 않았어도 17명은 감염을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울산에서 광복절 광화문집회 참가자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20일 울산시 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주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울산시는 A씨에 대해 1억원가량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A씨의 경우 광화문 집회에 다녀온 직후 검사를 받으라는 시의 권고를 무시하고,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채로 돌아다녔다. 거짓 진술로 방역을 방해한 B씨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다.

울산에선 최근 대규모 감염사례에 대한 원인이 모두 규명됐다. 현대중공업 집단 감염의 경우 10여 명의 확진자 중 첫 증상을 보인 현대중공업 직원의 아내를 조사한 끝에 원인을 파악했다. 당시 역학조사관은 이 여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집단 감염이 발생한 부산 샤이나 오피스텔 2층 부동산 사무실 개업식에 지난달 27일 다녀온 사실을 확인했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박유진 변호사

박유진 변호사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