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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의안16...대입·취업은 기회균등·능력주의가 답이다

중앙일보가 지지합니다 <1>가주주민발의안16 '어퍼머티브 액션 부활' 반대
소수계 혜택 명분은 강하지만
현실적으론 오히려 실익 없어
대학 경쟁력 저하도 불 보듯
처음 폐지됐던 이유 돌아봐야

UCLA 학생들이 무브인 데이를 맞아 이삿짐을 챙겨 기숙사에 입주하고 있다. 팬데믹 이전이던 지난해 풍경이다. 김상진 기자

UCLA 학생들이 무브인 데이를 맞아 이삿짐을 챙겨 기숙사에 입주하고 있다. 팬데믹 이전이던 지난해 풍경이다. 김상진 기자

오는 11월3일 선거 때 찬반을 정할 발의안 중 가장 민감하고도 논란이 큰 게 소수계 우대정책의 부활 여부다. 투표용지엔 주민발의안(Proposition) 16으로 기재되고, 일반적으론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으로 불린다. 그동안 소수계 우대정책을 금지하는 주민발의안 209를 폐지한다는 내용이다.

얼마 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폭발한 BLM(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운동과 맥을 같이 한다. 특히 흑인 의원들이 소수계 우대 정책을 다시 채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탄력을 받았다. 지난 6월 가주의회 양원에서 3분의 2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가결되면서 11월 주민발의안 표결에 부쳐지게 됐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를 비롯해 로컬정부와 공립 대학 등 공공기관 고용이나 입학 사정에 인종과 민족, 성별, 국적 등에 따라 우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소수계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다.

이 주민발의안이 통과되면 UC 등 주립대 입학 전형이나 취업에 큰 변화가 온다. 실력 중심주의가 위축되는 대신 소수인종 프리미엄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특히 대입의 경우 학업 성적이 우수한 인종 그룹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열심히 노력해서 높은 점수를 얻었는데도 인종 쿼터에 밀려 낙방할 경우 역차별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반면 소수계 권익 보호라는 명분론도 만만찮다.



◆찬성론자 논리는

흑인 커뮤니티 중심의 찬성론자들의 핵심 논리는 '차별의 역사'와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흑인들이 미국에 노예로 끌려와 차별당한 역사가 있고, 이로 인해 환경적으로 여타 인종들에 비해 학업이나 취업 등에 불리하다는 것이다. 부유하거나 네트워크가 좋은 백인 가정에서 자라면 그만큼 학업에도 성공하기 쉽다고 본다. 이같은 교육과 취업에서의 불리함 탓에 흑인의 계층이동 사다리가 끊겼다는 게 찬성론자들의 기본인식이다.

물론 어퍼머티브 액션이 없어도 UC계열 흑인 학생 수는 늘고 있다. 하지만 그 속도가 더디다는 게 소수계 우대론자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또 UC 교수진의 인종비율도 보다 균등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UC의 흑인 교수는 3%, 라틴계는 7%에 머물러 있다. 그레이스 유 LA 10지구 시의원 후보는 "다양한 인종이 함께 어울려 사는 게 바람직하다. 거시적으로 볼 때 모두에게 좋은 발의안"이라고 했다. 장태한 UC어바인 교수도 "아시안 학생이 대입에서는 분명 손해를 보겠지만 정부 고용 등 이외 분야에서는 득을 볼 것"이라며 찬성 의사를 밝혔다.

찬성파 진영은 전반적으로 기회 균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발의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본지 반대 이유

먼저 1996년에 소수계 우대정책을 금지하는 주민발의안 209가 왜 통과됐는지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공립학교 입학, 정부기관.공기업 취업시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인종과 성별 등으로 인한 상대적 감점 요인에 따른 피해사례가 속출했다. 그런 이유로 당시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어퍼머티브 액션을 폐지했다.

그 뒤로도 고용이나 대입에서 인종적 다양성은 꾸준히 개선추세를 보였다. 2014년~2018년 주정부와 로컬정부 공무원 중 비백인 비율은 53.9%에서 57.5%로 높아졌다. 또 캘리포니아 스테이트 대학의 경우 현재 전체 학생의 50%가 소수계로 구성됐다. UC계열에서도 2015년~2019년 흑인과 라틴계 학생 입학률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흑인의 경우 2001년 전체 학생의 2.8%였으나 이후 상승세다.

캘리포니아 공공정책(Public Policy Institute of California)이 16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발의안 16에 대한 반대가 47%로 찬성 31% 보다 월등히 많았다. 흑인 연방대법관 클래런스 토머스는 어퍼머티브 액션이 오히려 흑인을 비하하는 법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저명 흑인논객 래리 엘더도 본지 질의에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 이후 아시안의 UCLA와 UC버클리 입학률이 높아졌다"며 "이는 역으로 그 이전까지 아시안이 소수계 정책으로 그만큼 피해를 봤다는 증거이므로, 한 마디로 불공정한 발의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어퍼머티브 액션이 있었을 때 흑인 학생들의 대학 중퇴율이 높아진 반면, 폐지 이후 졸업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정환경이 어려운 흑인학생이 많아 고등학교 중퇴도 너무 많은 실정이다. K-12 시스템을 강화해 이들 학생을 구제하는 게 우선이다. 이를 소홀히 한 채 대입과 고용을 건드리면 '기회균등'보다 '결과의 평등'을 추구하는 셈이다.

미국이 세계적으로 확실한 비교우위를 지닌 분야가 바로 대학 교육이다. 대학은 국가 경쟁력을 떠받치는 핵심 섹터이기도 하다. 교육 이외에 미래를 걸머질 연구개발(R&D) 기능까지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에선 고도의 능력주의가 엄정하게 관철돼야 한다. 특히 이공계(STEM)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소수계 우대라는 당의정을 입힌 정책이 미국의 핵심 경쟁력을 훼손시키도록 방치해선 안된다는 게 본지 입장이다.

◆반대하려면

투표용지엔 어퍼머티브 액션의 금지를 규정한 기존 발의안을 폐지하는 데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를 묻기 때문에 다소 헷갈릴 수 있다. 인종 프리미엄을 도입하는 소수계 우대정책에 반대하면 NO를 선택하면 된다.

☞어떻게 결정하나

미주중앙일보는 지난 3월 캘리포니아 예비선거를 앞두고 한인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권장하고 후보 지지여부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풍부하게 제공하고자 한인 언론 최초로 공개지지(endorsement) 대상 후보들을 선정, 한인들에게 소개했습니다. 본지 평가위원회는 예비선거에 앞서 총 14명 후보를 공개 지지했습니다. 이중 1명이 당선됐고 8명이 본선진출에 성공했습니다.

평가위원회는 이번 11월 본선거를 앞두고 여러분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주민발의안에 대한 지지 혹은 반대여부를 발표합니다. 총 12개의 발의안이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종과 보건, 주택, 일자리, 세금 등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발의안들입니다. 또 평가위는 예비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남가주 한인 관심 지역 주요 후보들의 공약 및 정책,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인식과 기여도 등을 꼼꼼히 살펴 지지 후보를 발표해 나가겠습니다.

민주사회의 힘은 다양한 의견의 공존에서 나옵니다. 본지는 발의안 찬반 여부, 지지 후보 공개 선정과는 별도로 선거 보도에 균형을 지키며 공정한 보도에 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한인 유권자들 선택을 돕고 한인 커뮤니티 정치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이번 기획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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