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제 이스라엘, 억압받는 여성
갓 오브 더 피아노 (God of the Piano)
청각장애로 태어난 아들이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두려운 나머지 병원에서 다른 아기와 이름표를 바꿔치기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낫 외에는 아무도 없다.
영화는 12년을 건너뛴다. 아들 이단은 피아노와 작곡에 천재성을 보인다. 집안 식구들은 이단이 집안의 혈통을 이어받았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이단을 피아니스트로 성공시키기 위한 아낫의 욕망과 집착은 점차 식구들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아들의 명문 음악학교 입학을 위해 아낫은 저명한 작곡가인 라파엘을 유혹, 관계를 맺는다.
아낫은 12년 전바꿔치기했던 자신의 진짜 아들을 찾아 청각장애 학교에 와 있다. 수화로 수업을 받고 있는 ‘아들’을 들여다 보는아낫의 모습에 영화의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다. 아낫의 욕망은, 아들 이단을 통한 자신의 대리 만족을 위함일까, 아니면 기른 어머니로서 지니는 이단에 대한 사랑과 모성 때문일까.
영화는 죄책감과 불안으로 나날을 보내는 아낫의 심리를 세밀히 들여다본다. 신예 이타이 탈 감독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사회에서 살아가는 이스라엘 여성의 억압받는 심리를 깔끔하고 깊이 있게 표현했다. 아낫의 복잡한 심리를 표현하는 나마 프리스(Naama Preis)의 연기가 뛰어나다. 음악과 촬영은 미친듯 질주하는 아낫의 암울한 내면과 교감을 이룬다. 80분. 버추얼 시네마.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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