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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귀하던 마스크가…'개당 10센트' 폭락

수입업체 1000개 이상 추정도…"경매시장 같다"
산불로 수요 늘었어도 한 주에 서너번 가격인하

마스크 가격이 치열한 경쟁 때문에 품귀 현상이 빚어질 때와 비교해 10분의 1까지 떨어졌다. 18일 로데오 몰 제이타운에서 한 고객이 마스크를 착용해보고 있다. 김상진 기자

마스크 가격이 치열한 경쟁 때문에 품귀 현상이 빚어질 때와 비교해 10분의 1까지 떨어졌다. 18일 로데오 몰 제이타운에서 한 고객이 마스크를 착용해보고 있다. 김상진 기자

“마스크가 싸도 너무 싸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대형 산불로 공기 질까지 나빠지면서 기능성 마스크를 찾는 한인도 급증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기능성 마스크를 포함한 전반적인 마스크 가격은 6개월 전과 비교하면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해졌다.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이 올라야 하지만 공급이 훨씬 많아지면서 가격 하락세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마스크 품귀 현상 때와 비교하면 대중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덴탈 마스크는 10분의 1 이하 가격으로 내려갔다. 거의 폭락 수준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50장 한 박스에 60~70달러까지 치솟았던 덴탈 마스크는 점차 가격이 내려가더니 약 2주 전부터는 LA 한인타운 일부 매장에서 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개당 가격으로 따지면 최대 1.40달러에서 10센트로 급락했다. 코로나 발생 초기 개당 평균 6~7달러에 팔리던 KF94 마스크 역시 현재 2달러 이하에 판매되고 있다. 개당 1~1.29달러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한인마켓에 장을 보러왔다 마스크 매장에 들렀다는 정숙자(64·한인타운) 씨는 덴탈 마스크 50장을 5달러에 판매한다는 매장 직원에게 이 가격이 맞느냐고 되묻고 혹시 가짜는 아니냐며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직원이 정품이라고 재차 확인하자 두 박스를 구매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공급자가 우후죽순처럼 증가하면서 공급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소매업체에서도 확보한 물량 처리를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웨스턴 로데오몰 내 로데오 화장품 송영숙 사장은 “공급이 많아지면서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가격이 내려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 “최근에는 도매업체 관계자들이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제공하겠다며 우는 소리를 많이 하고 있다”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마스크 사업을 시작한 업체는 그래도 이윤을 좀 남겼지만 4월 이후 뒤늦게 배편을 통해 대량으로 마스크를 들여온 업체나 개인은 대부분 이른바 물먹었다고 봐야 한다”면서 마스크 수입업체와 개인 사업자가 최소 수백 개에서 최대 천 개를 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한남체인 옆 팔레스뷰티의 신디 조 사장은 “최근 마스크 시장은 경매 시장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가격 변화가 많고 변수가 많아졌다”면서 “이에 따라 소매가격을 일주일에 서너번 하향 조정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덴탈 마스크의 경우 지금이 코로나19 발생 이전 가격보다 더 싸다"고 전했다.

손 세정제나 살균제도 공급업체가 넘쳐나면서 전반적으로 가격이 코로나19 발생 초기와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 마스크 도매 공급업자는 "지금 소매가격이 거의 바닥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마스크 가격 하락세가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하면서 "덴탈 마스크는 지금보다 1달러~1.50달러, KF94나 KN95 같은 제품은 20~50센트 더 떨어질 여지는 있다"고 내다봤다.

여름이 지나고 찬바람 부는 계절이 오면 덴탈 마스크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고 기능성이나 면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지금보다 많아지면서 마스크 시장이 또 한 번 요동칠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예상했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kim.by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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