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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 토크] 대법원 지각변동 가져올 트럼프의 선택

유대교 절기 중 하나인 나팔절 시작 직전에 대법원의 ‘큰 별’이 떨어졌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대법관이 사망하자 즉각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새 대통령이 선출된 뒤 연방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했다. 긴스버그 대법관에 대한 추모 글 한 줄 없었다. 민주당이 얼마나 급한 처지에 놓였는지를 보여준다.

낸시 펠로시 연방하원의장도 거들었다. 탄핵 카드를 다시 쓰는 한이 있더라도 대법관 임명을 무조건 막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조속히 대법관 인준 절차를 마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2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주 금요일 혹은 토요일에 새 대법관을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하원 탄핵 카드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고 싶다면 하라”고 응수했다. “민주당이 또 탄핵에 시간을 허비하면 공화당이 선거를 휩쓸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결정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사안은 참전 여부이고 그 다음이 바로 대법관 혹은 판사 임명이다. 향후 수십년 동안 사법제도에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일이다.

트럼프는 첫 임기에 무려 3명의 연방대법관을 임명하는 대통령이 된다. 단 한 명의 대법관도 임명하지 못하고 물러나는 대통령이 허다하다.

그는 취임 직후 닐 고서치, 지난해에는 브렛 캐버노를 임명했다. 고서치는 사망한 앤터닌 스캘리아 , 캐버노는 은퇴한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 자리를 메운 것이다. 대법원 균형의 추 ‘보수 5 진보 4’에는 변함이 없었다.

긴스버그 교체는 차원이 다르다. 보수 대법관이 6명으로 늘어나고 진보 대법관이 3명으로 줄어드는 지각변동이다.

우연이었는지, 트럼프는 긴스버그 사망 직전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 13일에 대법관 후보자 20명을 발표했다. 리스트가 보낸 메시지는 분명하고 확실했다. 20명 중 흑인 대법관 클래런스 토머스 밑에서 근무한 판사보(clerk) 출신이 12명이나 있다.

토머스는 대법관 중 보수성향이 가장 강하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른바 보수 대법관이라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에 대한 실망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가 오바마케어, 불법이민, 교회 예배 등 주요 이슈마다 진보 진영 손을 자주 들어줘서다. 이를 의식해 트럼프는 최근 “토머스와 스캘리아 대법관 기준에 걸맞은 후보자를 원한다”고도 했다.

역사적으로 대선이나 대통령 취임식 전에 대법관 자리가 공석이었을 때가 29번 있었다. 이런 경우 대통령과 다수를 차지한 상원 소속당이 같았을 때 대법관을 지명하지 않은 경우는 없었다. 대선에서 패했음에도 대법관을 지명한 대통령도 3명 있었다. 지난 1992년에 이 이슈가 나왔을 때 “상원은 무조건 대법관을 임명할 권한이 있다”고 말한 의원이 있다. 바로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다.

반대로 지금까지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상원 다수당이 다른 당이었을 때 대법관이 임명된 적은 없다. 4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메릭 갈랜드 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지명했으나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표결을 거부했다.

현재 대통령과 상원 다수당 모두 공화당이다. 대법관을 지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CNN, LA타임스 등 주류 언론은 민주당과 함께 지명을 연기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사례나 근거가 없다.

트럼프를 비롯해 보수진영 대다수는 어차피 민주당과 주류 언론을 한통속 관계에 있다고 보고 있다. 주류 언론들이 사설을 통해 그의 대법관 지명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비판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은 첫 번째 대선 토론이 일주일 남았다. 정치도 각본 없는 드라마다.


원용석 사회부 부장 won.yongsu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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