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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공공성] 팬데믹 위기, 사소한 영역의 공부

김은득 / 목사ㆍ칼빈신학교
김은득 / 목사ㆍ칼빈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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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09/29 종교 14면 기사입력 2020/09/28 17:35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울한 목회자가 증가하고 있다. 교회는 교인이 줄었고, 재정도 줄었건만, 늘어난 것은 목회자의 체중뿐이다.

앞으로 그려낼 교회의 미래를 생각하면 더욱 암담하다. 사역하는 교회가 언제든지 없어질 수 있다. 특히 개척 교회나 미자립교회는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고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사역도 많지 않다. 누군가를 만나는 것만큼 조심스러운 일도 없기 때문이다.

현재는 좌절감을, 미래는 두려움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세상의 손가락질조차 감내해야만 한다. 코로나를 전염시키는 교회로 낙인되는 순간 모든 것이 끝장날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목회자는 소명에 충실해야 한다. 안식년을 떠나는 동료 목회자를 부러워했었다면, 이번 기회를 미처 하지 못했던 안식과 연구의 기간으로 보내는 것은 어떨까 한다.

C. S. 루이스가 전쟁 가운데서도 무엇인가를 배우고 연구하는 것을 강조했다면, 코로나의 위기 역시 충분히 그러하다. 꼭 성경과 신학을 연구하라는 것이 아니다. 사소한 일상의 영역들을 공부해도 좋다. 시, 소설, 예술, 수학, 생물 등 어쩌면 교회 사역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무용한 것을 공부해 보자. 이런 무용한 것들은 상황이 나아지고 목가적이고 평온한 장소에서만 해야할 것들로 치부하지 말자.

루이스는 죽음의 순간에도 진리 자체에 천착했던 그리스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포위가 된 도시에서도 수학 명제를, 죽음을 앞둔 감옥에서 형이상학적 논증을, 심지어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 조크를 날리던 그런 모습들을 멋지다고 묘사하지 않는다. 다소 그것이야말로 천착해야 할 인간의 본성이라고 주장한다.

하나님께서는 팬데믹의 위기에서 공부하는 목회자에게 각자의 삶의 의미와 목적을 다시금 상기시켜 주실 것이다. 항상 신앙의 확신만을 강조하는 그런 목회자였다면, 인간의 연약함을 이번 기회에 몸소 경혐해 보시길 추천한다.

edkim5@calvinseminary.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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