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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지구 평면설’ 믿게 만드는 소셜미디어

진성철 / 경제부 부장
진성철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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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09/29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20/09/28 18:36

지구가 평평하다고?

유명 농구 선수 카이리 어빙이 이렇게 말했다가 사과했다. 대중은 그가 무식하다고 했겠지만 그 뉴스엔 ‘지구가 둥글다고 믿는 사람들의 농간일 뿐’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 선수외에도 지구 평면설을 믿는 이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를 알려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소셜미디어(SNS)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먼저 파악해야 한다.

사회학자이자 하버드 경영대학의 명예교수인 쇼사나 주보프가 지난해 출간한 ‘감시 자본주의의 시대(The Age of Surveillance Capitalism)’라는 책을 보면 SNS의 수익 창출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SNS는 사용자가 보는 광고로 돈을 번다. 이들 업체의 고객은 광고주라는 뜻이다. 광고주에게 파는 상품은 곧 광고를 소비하는 사용자인 셈이다.

사용자가 콘텐츠와 광고를 보는 시간이 길어야 기업 이윤도 증대되는 구조다. 사용자의 시선을 더 오래 붙잡아두려면 그들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한다. 그들의 경험, 취향, 기호 등 비정형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들에게 맞춤형 콘텐츠와 광고를 보여줄 수 있다. 그게 바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경험하는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서비스다.

구글에서 검색했던 제품이 웹서핑하는 사이트마다 광고로 따라 다닌다. 또 유튜브에서 관심있게 영상을 시청하면 다른 관련 영상이 맞춤 영상으로 추천된다. 업체는 이를 위해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을 동원해 분석하고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한다.

어빙이 지구가 평평하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한두번 봤다면 알고리즘에 의해 그에 관련된 콘텐츠가 그에게 계속 제공됐을 것이다. 업체는 사용자를 오래 붙잡아 둘 목적으로 알고리즘을 활용할 뿐 콘텐츠의 진실성과 사실성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보다는 거짓이라도 흥미위주의 논란이 큰 자극적인 콘텐츠가 더 많이 소비되는 것이다. 편향된 정보에 계속 노출되면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게 되는 일도 벌어지게 된다.

문제는 SNS가 시민을 선동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 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아날리티카’가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를 편법으로 빼돌려 수천만 명의 정치성향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 대선에서 당시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을 도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불순 세력이 SNS 사용자 정보를 악용한다면 그들이 특정 행동을 하도록 조작과 공작도 펼칠 수 있고 사회 불안도 유도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

불균형 정보의 지속적인 소비는 사용자들의 편협한 사고로 이어져 사회의 분극화 현상도 초래한다. SNS의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소셜미디어는 돈을 벌기 위해 방대한 양의 사용자 데이터가 필요하다. 사용자의 인터넷 사용을 철저히 감시하고 추적해서 그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소셜미디어가 모은 엄청난 양의 정보 사용과 지식 축적을 통한 사유화 과정에 대한 통제가 필요한 대목이다.

주보프 교수는 감시 자본주의는 이미 막대한 자본력과 빠른 증식으로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를 내렸다고 지적했다. 법과 정부의 통제 속도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대중이 나서서 감시하고 이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결국 사용자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공식 매체를 통해 뉴스를 접해 편향된 정보의 소비를 스스로 지양하는 디지털 주권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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