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시론] 군의 사기와 ‘귀족 복무’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다. 1950년 9월 낙동강 방어 전투에서 마지막 혈전을 벌였던 백선엽 장군의 휘하 부대 승리와 맥아더 장군의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빼앗겼던 수도 서울을 9월 28일에 탈환했다. 이어 동부전선에서는 육군 제3사단이 선봉에 서서 이날 38선을 돌파했다. 올해는 건군 72주년이고 수도 서울을 탈환한 지 70주년이 됐다. 국군의 날은 국군의 위용을 세계 만방에 알리고 장병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군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다. 국가를 수호하려면 평화 시에도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병역은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의무다. 요즘 한국에선 병역의무 수행과 관련해 나라가 매우 시끄럽다. 세상이 너무 풍요롭고 편안해서인지 '병영생활을 재택근무에, 점호도 엄마가 대신해주면 어떠냐'는 비아냥거리는 말이 떠도는 정도다.

정치권 고위층 아들의 휴가 미복귀 문제로 논란이 많다. 국민들은 ‘황족 휴가’ ‘귀족 복무’ 등을 언급하면서 권력에 의한 청탁 사건이라며 전형적인 금수저 배경을 꼬집고 있다. “우리 엄마도 누구와 같았으면 좋겠다”라는 말도 한동안 유행했다.



보도에 의하면 아들의 부대 배치부터 보직, 병가까지 특혜 의혹이다. 국민에 정의를 외치던 정치인들의 반칙 행위가 너무 심하다. 아무튼 엄마찬스에 의한 아들의 ‘휴가 미복귀’는 엄연한 황제 탈영이다. 높으신 엄마의 사랑이 군인 아들의 병영생활을 보이스카우트 캠핑 정도로 생각한 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남이 못 가진 권력이 군의 사기를 저해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대한민국 국군은 나라를 지키는 국민 모두의 군대이지 정치 정당의 당군(黨軍)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필자가 수도권에서 현역복무 시절, 부대원 중 대학 재학 중에 입대한 학보병(학적보유사병)은 모두 전방부대로 전출한다는 육군본부 명령이 하달된 적이 있었다. 마침 부하 사병 가운데 서울 모 공대 재학 중 입대해 열심히 근무하던 한 일등병이 있었다. 당시 그 병사는 정부의 현직 장관 친 동생임에도 전방사단으로 전속될 때까지 남들처럼 가족 배경을 밝히지 않았고 전방에 가서 의무 연한을 끝까지 맞췄다. 정말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운 그 가족 그 형제였다.

6.25전쟁에서 미군 장성 142명의 아들 35명이 전사, 부상 또는 실종됐다. 1951년 4월 제임스 밴 플리트 유엔군 사령관의 외아들 지미 밴 플리트 공군 중위는 B-26폭격기 조종사로 참전해 적진에서 격추돼 전사했다. 치열한 전투에 아버지와 아들이 동반 참전한 미8군 사령관 윌튼 워커 중장과 미24사단 보병 중대장 샘 워커 대위가 있다. 2차 세계대전의 영웅 조지 패튼 장군의 아들 조지 패튼 4세 중위, CIA국장이었던 덜레스의 아들 앨런 덜레스 2세 중위도 참전했다. 1952년 12월 아이젠하워 대통령 당선자가 전쟁 중인 한국을 방문했을 때 아들 존 아이젠하워 소령을 만났다. 세계 최강군의 군법과 군령의 위엄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는 사례다.

숱한 대한민국 아들들이 나라 위해 싸우다 전사해 현재 현충원 언덕에 묻혀 있다. 그들이 소중히 여기는 국군의 명예, 참된 용기와 희생, 그리고 국가에 대한 충성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생존해 있는 노병들은 옛 전우를 기억하며 오늘도 호국 영령에 경의를 표한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수석부회장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