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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대통령 후보 없는 대선 TV토론회

[LA중앙일보] 발행 2020/10/02 미주판 20면 입력 2020/10/01 19:52

대통령 후보가 참석하지 않는 대선 TV토론회가 가능할까.

미국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 후보 TV토론회는 1960년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의 대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4년 앞선 1956년 전국 TV네트워크를 통해 대선 후보 토론회가 방영됐다. 공화당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와 민주당 애들레이 스티븐슨 후보의 대선전이다.

토론회는 지금과 달리 두 후보가 TV에 직접 출연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을 지지하는 대리인을 참석시켰다. 공화당은 메인주 원로 상원의원 마거릿 체이스 스미스를 내세웠고 민주당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를 선택했다. 엘리너 루스벨트는 역대 퍼스트레이디 중에서 가장 활동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대리인 모두 여자다. 두 여성은 소속 당의 후보를 열렬히 지지했고 토론회에서 공약과 정견을 간결한 어조로 발표했다. 비록 대선 후보자들은 없었지만 공식적으로 역사상 최초의 대선 TV토론회였다.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한 두 여성은 정책 토론도 중요했지만 TV 방송인 만큼 외모에도 신경을 썼다. 스미스는 후에 자서전에서 ‘엘리너 여사에 비해 젊다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때부터 대통령 후보 TV토론회에서 시각적인 요소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4년 후 1960년 대통령 후보 TV토론회에서 케네디는 스미스의 전례를 따랐다. 유권자이면서 동시에 시청자인 미국민의 호감을 끌어내는 ‘이미지 메이킹’에 주력했다. 젊고 신선한 이미지를 앞세워 자신감 있는 동작으로 토론회를 이끌었다. 반면 닉슨은 힘없는 목소리에 초라한 모습이었다. 결국 케네디는 열세를 딛고 승리했고 선거전문가들은 TV토론회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29일 2020년 대선 제1차 TV토론회가 열렸다. 70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무대였다. 사회자 크리스 윌리스도 74세의 고령이다. 역대 대선 TV토론에 비해 참석자의 평균 연령이 훨씬 높았지만 토론회는 경륜이나 품격과는 거리가 멀었다. 토론이라기 보다는 상호 비방전에 가깝다. 토론 초반부터 충돌한 두 후보는 막말을 주고 받고 수시로 상대편의 말을 가로막았다. 사회자가 상대 후보 말 중간에 끼어드는 것을 제지하려 수차례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최소한의 격식은 지켜져야 한다. 물론 토론회의 품격은 어느 한 편이 노력한다고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상호간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다. CNN방송은 토론회를 ‘끔찍했다’라고 평했고 워싱턴포스트는 ‘서로 방해하고 비난한 것이 전부인 혼돈스러운 토론’이었다고 보도했다. TV를 시청한 미국민의 반응은 한마디로 ‘실망’이었다.

이번 TV토론회는 코로나19로 대통령 후보의 장외 유세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열렸다. 국민이 후보자들의 직접 발표를 통해 정책과 공약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최악의 막말 잔치로 끝났고 2차와 3차 토론회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졌다.

남은 두 차례의 TV토론도 1차와 같이 진행된다면 국민의 실망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30일 대선토론위원회(CDP)는 ‘질서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토론 방식을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어떤 방식이 도입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크게 개선 될 것 같지는 않다. 차라리 1956년 TV토론처럼 ‘품격’ 있는 대리인을 내세워 공약을 발표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억지스러운 제안이기는 하지만 최소한 막말 토론회보다는 국민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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