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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특별한 걸음이 필요하다

김석하/탐사보도부 데스크

마이클 잭슨의 트레이드 마크는 뭐니 뭐니 해도 '문워크(Moonwalk)'다.

걷는다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인데 '잭슨의 걸음'은 기기묘묘했다. 정확히 표현하면 분명 앞으로 걸음을 내딛고 있는데 몸은 뒤로 움직였다. '걷는다'는 고정관념을 깬 이 신기한 걸음에 온 세상이 열광했다. 문워크의 출현은 '듣는 음악'을 '보는 음악'으로 바꾼 신호탄이었다.

잭슨을 전설로 만든 것은 문워크 뿐만이 아니었다. '워크맨(Walkman)'이 있었다. 소니가 30년전 오늘(7월1일) 발매한 손바닥만한 카세트 플레이어. 워크맨도 문워크 못지않게 세상을 놀라게 했다.

아예 음악의 개념 자체를 바꿨다. '음악은 실내에서 듣는 것'이란 상식이 깨졌고 '음악을 갖고 다니며 듣는다'는 개념을 창출했다. 그 인기는 엉터리 영어였던 '워크맨(일본식 조어)'을 권위있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시킬 정도였다.



이렇게 8.90년대 세상을 진일보(적어도 음악면에서는)시킨 동력이 '걸음(walk)'이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변화는 한 걸음에서 시작된다는 평범한 진리도 떠오른다.

#. 문워크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인 '코카콜라'를 위협한 적이 있다. 경쟁사인 펩시가 마이클 잭슨과 광고계약을 맺자 펩시콜라의 인기는 급상승했다. 84년과 86년엔 펩시가 코카콜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당황한 코카콜라측은 '뉴 코크'를 개발해 출시했다.

하지만 사태는 악화됐다. 골수팬들은 "기존의 코카콜라가 아닌 펩시 맛을 흉내냈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출시 이후 2달여 동안 무려 40만통의 항의 전화에 시달린 코카콜라측은 결국 손을 들었고 전통 기법대로 만든 'Classic Coke'을 출시했다. 지금도 코카콜라 캔에 써 있는 이 문구는 남을 어정쩡하게 따라한 최악의 선택에 대한 반성문이다.

#. 워크맨의 아성은 엉뚱하게도 '흰색 이어폰'으로 무너졌다. 90년대 말 음원을 다운로드받아 음악으로 재생시키는 MP3플레이어가 출현했고 마침내 2001년 애플사의 아이팟이 나오자 워크맨은 밀리기 시작했다.

아이팟은 워크맨보다 더 작고 카세트테이프를 갈아끼울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었다. 특이한 행운도 뒤따랐다. 아이팟이 고심끝에 선정한 흰색 이어폰이 '트렌드'가 된 것이다.

이전까지 이어폰은 어두운 색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흰색 이어폰을 낀 사람은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으로 인식됐고 그들은 어김없이 아이팟을 선택했다. 20년 이상 독주하며 달콤한 세월을 보냈던 워크맨은 그 걸음을 중단했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났다. 개인.단체.회사 모두가 절반의 후회를 바탕으로 다시 한 걸음(워크)을 내디뎌야 할 때 '두 개의 워크(문워크.워크맨)가 던져주는 교훈은 각별하다.

우선 남과 달라야 한다. 기존 생각을 뒤바꿔야 한다. 문워크처럼 남들이 앞으로 걸을 때 뒤로 걷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후퇴의 의미가 아닌 방향성의 문제다) 초창기 워크맨처럼 남들이 음악은 집에서 편안히 듣는다고 생각할 때 복잡한 거리에서 음악을 들면서 집의 편안함을 느끼겠다는 역발상도 중요하다.

또 코카콜라 사례에서 보듯 자부심(때론 고집)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힘들 때 일수록 잘 된 누군가를 따라하려고만 한다. 멋지게 들리지만 벤치마킹이란 것도 사실 따라하기에 지나지 않는다. 모방은 결코 승부수가 아니다. 누구나 뛰고 싶은 생각밖에 없는 요즘 '달에서 걷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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