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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선거 앞두고 정관 바꾸는 한인회

김형재 / 사회부 차장
김형재 /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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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10/14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20/10/13 18:41

“LA한인회장은 국회의원 3명과 같습니다.”

제임스 안 이사장(전 LA한인회장), 로라 전 LA한인회장 체제는 LA한인회를 ‘6년+4개월’ 이끌고 있다. 두 사람 체제가 강조한 말 중 가장 인상 깊은 문장을 꼽자면 “국회의원 3명과 동급”이라는 표현이다. LA한인회장이 한인사회 추산 인구 50만~60만 명을 대표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체와 정통성이 빈약할 때 선전(propaganda)은 요란해져 대중의 판단력을 흐리곤 한다.

한국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다. 그 전제는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는 ‘투표’로 선출된 자리일 때다. 국회의원이 되려면 4년마다 헌법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법에 따라 선거를 치러야 한다.

지난 4월 21대 국회의원은 인구 13만9000~27만8000명인 선거구에서 1명씩 선출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예외는 없다. 미국 연방 의원도 2~6년마다 헌법과 선거법에 따라 국민(people)이 위임하는 권한을 얻는다.

국회의원과 연방의원이 헌법을 위반하는 일은 꿈도 꿀 수 없다. 굳이 문명국가와 성문법이란 개념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민주주의의 ‘상식’이다.

한국 군사정권 시절, 소위 체육관 간접선거로 대통령을 뽑던 시절이 있었다. 그럼에도 국민(초등)학교 반장 선거나 학생회장 선거 때는 민주주의 교육을 중시했다. 교칙에 따라 후보 등록, 후보 선거운동, 후보 공개연설, 비밀투표로 게임의 룰을 지켰고, 정통성 획득 절차도 배웠다.

LA한인회장 무투표 당선은 10년이 넘었다. 한인회는 차기 회장 선거만 앞두면 정관과 선거법 개정을 반복했다. 선관위는 선거 때마다 공명정대를 강조하며, 후보가 여럿이어도 자격을 박탈해 무투표 당선이란 전통 아닌 전통을 일궜다. 이제는 LA한인회 선거를 바라보며 ‘그러려니…’라는 무관심마저 팽배하다. 구성원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 권한 위임을 통한 정통성 구축 노력이 사라져서다.

한인사회 대표 단체(Korean American Federation of Los Angeles)에 걸맞은 정당한 단체장 선발 방식을 운영하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LA한인회장은 국회의원 3명과 같다는 내부 외침만 존재한다.

지난 4월 말, LA한인회 이사회는 한인회장과 집행부, 이사회 임기를 6개월 연장했다. 소위 ‘셀프 임기연장’이다. 한인회의 헌법은 정관이다. 당시 정관 어디에도 셀프 연장에 관한 내용은 없다.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내세우며 불가피성만 강조했다.

역병 창궐을 이유로 국회의원, 연방의원, 대통령 선거를 연기하고 임기마저 마음대로 연장한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우리는 지역 한인회니까 괜찮다’라는 아집은 권위와 정통성을 스스로 내던져버린 행위와 다름없다.

셀프 임기연장 4개월째, 차기 한인회장 선거일정마저 감감무소식이다. LA한인회 정상화를 염원하는 이들은 ‘그러려니…’란 무기력에 빠질까 염려한다.

당장 LA총영사관 등 정부기관은 자칭 LA한인사회 대표단체라는 곳에 고개를 갸웃한다. 타조는 위험에 처할 때 달아나길 포기하고 모래 속에 머리를 처박는다고 한다. 국회의원 3명과 동급이라던 주장은 타당한가. LA한인회 관계자 모두가 곱씹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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