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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인류와 함께한 ‘바퀴’의 역사

얼마 전 북한은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심야에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실시했다. 이날 열병식에 등장한 각종 무기들 중에 하이라이트는 단연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었다. 이 신형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발사 차량은 바퀴가 무려 22개(좌우 각 11개)로 엄청나게 큰 트럭이었다.

신형 미사일은 아마도 2017년에 시험발사한 구형 ICBM ‘화성 15호’를 개량 발전시킨 것으로 짐작된다. 화성 15호의 탑재 차량도 바퀴가 무려 18개(좌우 각 9개)로 알려져 있다. 신형 ICBM 탑재 차량의 바퀴 수가 구형 차량보다 4개가 더 많은 것으로 볼 때 중량이 늘었고 크기도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기의 바퀴 숫자도 동체의 중량과 크기가 증대되면서 계속 늘어가는 추세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기 A380-800의 바퀴는 22개(뒤쪽 메인데크 20개, 앞쪽 노즈기어 2개)다. 보잉의 최대항공기 B747-400의 바퀴 수는 18개이다.

세계에서 가장 길고, 바퀴 수가 많은 차량은 어떤 차일까? 기네스북에 의하면 버뱅크에 거주하는 제이 오버그가 제작 소유하고 있는 리무진이다. 이 차는 길이 30.5m(버스 3대 길이), 바퀴 26개로 소형 수영장, 소형 헬기 착륙장도 갖춰져 있다. 실내엔 70명이 탑승 가능하며 대형TV, 컴퓨터, 칵테일바, 물침대 등 고급 호텔의 호화 응접실과 같다. 운전석과 엔진이 각각 앞, 뒤에 있어서 직선 도로에서 양 방향 운전이 회전없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바퀴의 탄생은 운송수단의 획기적 발전을 불러 왔으며 현대 자동차 문명을 가능케 했다. 바퀴의 기원은 BC 3500년경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수메르인들이 최초로 사용한 통나무 바퀴였다. 그들은 통나무 위에 무거운 돌을 올려놓고 통나무를 굴리면 마찰이 줄고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공기압 방식의 타이어는 1887년 아일랜드의 수의사 던롭(John B. Dunlop)이 개발했다. 그는 아들이 공기가 든 축구공을 안고 있는 것에 착안해 아들의 자전거 바퀴에 공기를 주입시켰더니 아들은 자전거 경주에서 우승을 했고 이를 계기로 특허를 취득했다.

요즘은 아이들에게 바퀴 달린 신발 ‘힐리스(Heelys)’가 큰 인기 선물이다. 신발 메이커 힐리스는 바퀴 달린 신발의 대명사로 불린다. 머지않아 바퀴 달린 신발에 초미니 엔진이 장착된 신발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지구상에 신발을 신고 다니는 동물은 사람이 유일하다. 신발이 인류에게 최초의 실용적 교통수단이었다면 바퀴는 모든 교통수단의 신발이 된 셈이다.

신발의 기원은 확실치 않지만 약 2만년 전 시베리아 부근에 살았던 몽골 유목민들이 겨울 동토에 발가락 동상을 방지하고, 여름철엔 뜨거운 사막길을 다니기 위해 신발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동물의 가죽 모카신(Moccasin)을 몸에 두르고, 발을 싸매어 착용하고 다녔다. 동물 뼈로 만든 바늘을 발명하게 되자 모카신으로 옷을 짓고, 몽골 텐트를 제작하고, 신발도 만들게 됐다.

우리 세대는 어린시절 검정 고무신의 추억이 있다. 초등생 친구들끼리 내 신발은 ‘왕(王)자표’, ‘동(東)자표’ 또는 ‘말표’라며 서로 자랑하던 생각이 난다. 당시 고무신은 6.25전쟁 때 버려진 북한 군용자동차의 폐타이어를 녹여서 만들었다고 한다.

‘자동차의 바퀴’와 ‘사람의 신발’은 항시 땅과 맞닿아 있으면서 소모되는 과정 역시 비슷하다. 신발의 변화와 발전만큼 바퀴도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이보영 / 전 한진해운 미주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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