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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라임 수사미진" 공격하자, 윤석열 "중상모략"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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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10/18 03:11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전면전이 다시 시작됐다. 추 장관은 18일 라임 사태에 대해 윤 총장이 수사를 미진하게 지휘한 의혹이 있다면서 '별도의 수사팀'을 꾸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 총장은 이를 맞받아 "중상모략과 다름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는 모두 '라임 사태'의 주범 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폭로 이후 빚어진 일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가 여권을 겨누기 시작하자 검찰이 정권의 타겟이 됐다"는 한탄이 터져 나온다. 대규모 금융 피해를 일으킨 김 전 회장의 주장에 기댄 감찰로 검찰에서 책임 소재를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법무부 "별도 수사 주체 검토"
법무부는 이날 "김 전 회장이 '검사 및 수사관에 대한 향응 및 금품수수 비위', '검사장 출신 야권 정치인에 대한 억대 금품로비' 등의 의혹도 검찰에 진술했지만,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여당뿐 아니라 야당 정치인에게도 금품 로비를 했고, 현직 검사 여러 명에게 접대를 했다"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공개했다. 그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여러 여권 인사를 상대로 라임자산운용 구명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입장문 공개 당일 법무부는 감찰에 착수해 이날까지 사흘 동안 김 전 회장에 대한 직접 조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가 접대 대상으로 언급된 현직 검사의 신원 등 입장문에서 확보되지 않은 여러 추가 정보를 확보했다고 한다.

법무부는 이날 윤 총장의 책임 소재를 거론하며 별도의 수사팀을 만들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윤 총장이 야권 정치인 및 검사 비위에 대해서도 보고를 받았으면서, 여권 정치인과 달리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현재 진행 중인 감찰과 별도로 수사 주체와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법무부의 이 같은 강경 기조에는 추 장관의 결심이 있었을 것이라는게 다수의 분석이다. 특히 전날 윤 총장이 공개적으로 '검사 비위 의혹'에 대해 수사 지시를 내린 것이 추 장관이 공개 감찰에 착수하게 된 계기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 감찰로 추 장관이 야권은 물론 윤 총장과 검찰개혁까지 '1석 3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취지에서다.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통해 야권 인사에게도 로비를 벌였으며 현직 검사에게도 접대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사진은 김 전 회장이 16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 [연합뉴스]





화난 윤석열 "법무부 발표는 중상모략"
윤 총장은 이례적으로 곧장 대검찰청 대변인실을 통해 반박 입장문을 내놓았다. ‘중상모략’ 등 선택한 단어의 수위가 높았다. 대검은 "검찰총장이 해당 의혹들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였음에도 이와 반대되는 법무부의 발표 내용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이라며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과 다름없으며 전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검은 법무부의 총장 수사 지휘가 미비했다는 지적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야권 관련 정치인 의혹은 내용을 보고받은 뒤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고, 이에 따라 현재도 수사 진행 중인 사안이며 ▶ 검사 비위 의혹은 지난 16일 언론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고, 그 즉시 서울남부지검에 김 전 회장 조사 등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총장의 16일 지시는 서울남부지검에 먹히지 않았다고 한다. 사안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남부지검이 지시를 즉각 이행하지 않자 윤 총장은 17일 남부지검에 재차 지시하고, 대검 대변인실을 통해 지시 사항을 언론에 공개했다. 남부지검이 이날 총장 지시대로 김 전 회장을 구치소에서 소환해 조사하려했지만 이번에는 김 전 회장의 소환 불응으로 조사에 실패했다.

윤 총장은 16일 김 전 회장의 검사 룸싸롱 향응 주장을 접한 뒤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접대를 받는 검사가 있다면 조직에서 나가야 한다”고 분개했다는 전언이다. 그러면서 “누가 (수사) 주체가 되든, 수사는 투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복수의 전직 서울남부지검 수사팀 관계자들 역시 ▶야권 정치인 의혹은 이미 수사가 진행돼 총장 보고까지 마친 사안이고 ▶검사 비위 의혹은 김 전 회장의 폭로로 처음 알게 됐을 뿐, 수사 도중에 파악된 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8월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잘 짜인 시나리오' 냄새 진동"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가 ‘정치쇼’처럼 돼버렸다”는 탄식이 줄을 잇는다. 이날 법무부 감찰에 응한 김 전 회장은 남부지검 수사팀 소환에는 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놓고 검찰 고위 간부는 "중요 사건 정관계 로비 피의자가 수사에는 응하지 않고 법무부가 감찰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면서 "수사가 산으로 가기 시작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법무부 직접 감찰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다른 간부 검사는 "원래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할 때에는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장관은 개입을 삼가는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처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금융사기범의 말 한마디를 근거로 검사들에 대한 직접 감찰에 돌입하고, 마치 무슨 비위가 증거에 의해 확인된 것처럼 언론 공보를 한 것은 전형적으로 현재 진행 중인 정권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직권남용행위"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법무부의 공보 자체가 사실과 맞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윤 총장이 "검사 내부 비리에 대해 보고받지 않았다"는 입장이고, 송삼현 전 서울남부지검장도 "보고받은 바 없다"고 하는 상황에서 공보 근거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추 장관의 발언 태도 등과 관련한 야당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을 듣고 있다. 오종택 기자





그간 장관의 정책 기조와 이날 배포된 법무부 입장이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 동력을 잃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놓고 때늦게 수사 미비 의혹을 지적한다는 것이다. 이에 라임 수사팀에 검사 증원을 요청할 때 추 장관이 신속하게 승인을 해주지 않았고, 추 장관 취임 이후 금융 범죄 전문 수사팀인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폐지됐으며, 라임 수사팀 인력 역시 자주 교체됐다는 점이 거론된다.

야당의 반발도 거세다. 야당은 "추미애 장관 등이 또다시 윤 총장을 공격하기 위해 김 전 회장의 일방적 폭로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라임 사건의 주범(김 회장)이 언론사에 옥중편지를 보내고, 남부지검이 신속하게 입장을 밝히고, 추 장관이 기다렸다는 듯이 감찰을 지시하고, 민주당이 야당을 공격한다"며 "'잘 짜인 시나리오' 냄새가 진동한다"고 했다.

강광우·정유진·김수민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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