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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아이들은 치료가 잘된다

수잔 정/소아정신과 전문의

많은 한인 이민 아버지들은 자녀가 정신과 의사를 보는 것을 반대한다.

"나도 어렸을 때에 저 애와 똑같았는데 아무 문제없이 잘커서 사회 생활을 하는데 왜 정신과를 데리고 가야돼?"

주의 산만증이나 틱 증상은 아버지에게서 물려 받은 경우가 많다. 그리고 사회 규범이 별로 까다롭지 않았던 한국 사회에서는 말썽(?)될 일이 적었다. 아이가 실수로 집에서 쓰던 과도를 점심 도시락에 넣어갔다고 하자. 미국에서는 당장 정학이나 퇴학을 당한다.

무기를 소지했다는 무서운 죄목으로! 외국 여행에서 돌아온 어느 이민자 아버지가 실물과 똑같이 만든 근사한 장난감 권총을 사다준 뒤에 친구들에게 자랑하려고 버스에서 꺼내보였던 소년은 당장 퇴학을 당하였다.



"저 체육 선생님이 나만 미워해. 죽여버릴테야!" 이 한 마디로 어느 한인 학생은 그 자리에서 정신과로 보내졌다. 이런 말을 한 번쯤 중얼거리거나 낙서장에 쓰지 않았던 한국 청소년이 있을까? 많은 경우에 말을 토해내면 마음이 후련해져서 행동으로 옮길 필요가 없다.

'talk out' 과 'act out'의 차이다. 이렇게 습관과 문화가 다른 세상에서 우리의 2세들은 자란다. 이들의 아버지가 충동성이 높으면서도 별일없이 성장한 이유는 그를 믿고 기다려준 가족과 사회의 덕이다.

아이는 어려서부터 철저히 감시하고 보호해주어야 다른 악에서부터 안전하다고 미국 사회는 간주한다. 그러니 한국에서처럼 어린 아이가 동네 골목에서 어슬렁거렸다가는 낮잠자던 엄마는 아동 학대죄로 경찰에 불려가고 잘못하면 아동보호국에서 아이를 맡는다. 적어도 자식에게 해를 끼치는 위험한 부모인지를 조사하는 동안에 말이다.

조금만 눈을 팔면 어른들 몰래 집밖으로 튀어나가 노는 아이들 생각하기 전에 겁없이 아무 행동이나 하는 아이.

그래서 사고를 많이치고 가끔 다치기도하는 아이 부모가 몇번이나 타이르거나 야단을 쳐도 깜박잊어버리고 똑같은 실수를 연발하는 아이 제 나이 또래보다 1~2년은 어린 아이 수준으로 가만이 앉아있지 못하는 아이. 주의 산만증을 가졌던 아버지의 어린 시절 모습이다. 그러다가 군대를 가고 대학교육을 받는 동안 두뇌는 충분히 성장된다.

'장난이 심한 아이지만 머리는 영리하고 심성이 착하니 조금 기다려주자!'라고 동네 노인들은 그의 부모님을 달래었다. 아이를 믿어주는 사회였으니까. 아니면 생활이 어렵다보니 아이들의 작은 실수까지 살필 여유도 없었으리라. 그러니 아버지로서는 자신에게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믿을 수 밖에.

그러나 그의 아들이 살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는 문제 행동은 재빨리 고쳐주어야 아이가 탈선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래서 곧장 선생님은 교장실로 아이를 보내고(다른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며서) 교장 선생님은 당장에 부모를 불러내어 아이를 집에 더려가게 한다. 부모의 책임이니까!

그러니 이 유치원 소년은 선생님께 혼나고 교장 선생님에게 '나쁜 아이'라고 점찍히고 부모에게는 야단을 맞거나 간혹 매를 맞기도 한다. 세 번의 형벌을 받은 셈이다. 물론 자신이 본인에게 화를 내는 것까지 치면 4번의 정죄이다. 공부시간에 옆의 친구와 얘기한 댓가다!

일주일에도 몇번씩 이런 일이 생기니 자신이 밉고 부모가 밉고 학교가 싫다. 이렇게 10~12살이 되면 각종 호르몬들이 몸과 마음에 영향을 주며 열등감이 폭발되어 갱이나 마약 등에 휩쓸리기 쉽다. 아니면 내부로 침적하여서 우울과 불안감이 커진다. 임신하는 틴에이저도 많다.

이런 상태까지 가도록 우리의 2세들을 그냥 두지 말자. 주의 산만증이나 뚜렛씨 증후군은 치료가 잘 된다. 아이들에게 자존심을 높이는 일은 이를수록 좋다. 그래야 성공하는 어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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