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는 왜 첫 동성애자 흑인여성 시장을 뽑았나
시티 소우 리얼(City So Real)
미국 압축한 두 얼굴 도시 담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수작 다큐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시티 소우 리얼’은 2018년 시카고 시장 선거를 기점으로 조오지 플로이드의 죽음, 코로나19로 홍역을 앓고 있는 현재 시점까지를 다루고 있는 시카고의 압축된 역사다.
다큐를 연출한 스티브 제임스 감독은 시키고에 산적해 있는 정치, 경제, 인종 간의 문제 등을 세부적으로 짚어 보며 시카고를 미국의 모든 문제를 함축하고 있는 도시이며 동시에 미국의 영혼을 지닌 도시로 묘사해 간다. 올해 초 선댄스영화제에서 4부작으로 첫선을 보였고 그 이후 발생한 팬데믹 부분이 추가되어 5부작으로 완성됐다.
인터뷰에 응한 시민들의 모습은 한결같다. 모두가 나름의 문제들을 지적한다. 그러나 모두가 시카고를 사랑한다. 그들은 시카고를 미국의 정수라고 여긴다. 시카고의 본질적 진보 성향에 대하여 자부심이 대단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램 이매뉴얼 시장은 2015년 재선을 앞두고 흑인 절도 용의자 라쿠안 맥도널드(당시 17세) 사살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매뉴얼은 게리 맥카티 경찰청장 해고, 상황을 일단 수습했으나 일각에서는 권력 유지를 위해 검찰과 경찰을 총알받이로 내세우고 책임을 피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매뉴얼 시장의 거듭된 실정으로 시민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처음에는 21명의 후보가 출마를 선언, 초유의 난립 양상을 보였다. 결국 공무원 부패, 폭력과 살인사건이 그 어느 도시보다 잦았던 시카고의 시민들은 시카고 경찰 태스크포스를 이끌었던 로리 라이트풋을 시장으로 선택한다. 첫 번째 흑인 여성 시장, 첫 번째 동성애자 시장의 탄생이었다.
미국 시장 선거의 역사를 새로 쓴 건 라이트풋만이 아니다. 애틀랜타, 샌프란시스코 등을 포함, 12개의 미국 도시에서 이미 흑인 여성들이 시장으로 선출됐다. 미국은 사회적, 인종적, 성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으며 시민들은 진보적 개선책을 지지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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