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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TALK] 버텨야 한다

최근 댈러스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콘서트 트럭’ 시리즈를 시작했다. 두 명의 피아니스트에 의해 2016년 출발한 ‘콘서트 트럭’은 심포니 단원들과 연말까지 약 80여 회의 팝업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보다 앞서 뉴욕 필하모닉은 지난 8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뉴욕 필 밴드왜건(NY Phil Bandwagon)’이라는 거리 음악회를 총 80회 개최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날씨의 영향과 더불어 편성과 관객 동원의 한계에 부딪힐뿐더러, 실제 혜택을 얻는 사람도 극히 제한적이라는 어려움이 있다.

결국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온라인 플랫폼이다. 아예 일찌감치 시즌 전체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던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산타페 오페라, 내슈빌 심포니 같은 단체도 있지만, 볼티모어 심포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디트로이트 심포니 같은 곳은 비대면 시즌으로 재빨리 변경해 온라인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 클래시컬 플레이어스 역시 10월 초에 온라인으로 시즌 오프닝을 개최한 데 이어, 지난 주말 두 번째 비대면 공연을 연 바 있다.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인 레이 첸(Ray Chen)은 온라인상의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다. 유명 콩쿠르 입상으로 실력이 검증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려한 외모에 젊고 감각 있는 SNS 포스팅으로 관심을 이끌어 내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졌다. 그가 가는 곳마다 수많은 팬이 몰려든다. 티켓 파워까지 가진 레이 첸과 같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유명 단체 대부분은 유튜브 같은 온라인 플랫폼 사용에 소극적이었다. 매출과 직결되는 관객층이 대부분 노년이고, 이들은 상대적으로 온라인 사용 빈도나 접근성이 낮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형 단체들은 단원들과의 계약과 노조와의 관계 때문에 영상을 사용하는 데 법적 제약을 안고 있다. 이러다 보니 온라인 콘텐츠와 관련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뉴저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경우는 유튜브 계정이 생긴 2009년 이후 현재까지 온라인 구독자 수가 1000명에 불과하다.

1970~80년대 이름을 날리던 하이틴 스타 송승환을 기억하는가. 배우로, 방송 진행자와 DJ로 활약하던 그가, 언제부터인가 공연 기획자로 변신해 명성을 이어갔다. 화제작 ‘난타’를 제작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한국 작품을 탄생시켰다. 국내 최초로 전용 극장을 열었고, 문화 사업 분야로는 처음으로 벤처기업 인증을 받을 만큼 공연 예술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업적을 달성했다. 그의 다양한 커리어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된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직을 맡게 되었을 당시에는 독배를 받아 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있었지만, ‘로이터’는 화려함과 생동감이라는 표현으로 평가했고, ‘가디언’은 남북 공동입장을 톱뉴스로 다뤘다. 피겨 스타 김연아의 깜짝 등장을 소개한 BBC는 아주 근사한 시도였다고 평가했을 만큼, 개폐회식에 대한 외신의 찬사를 끌어냈다.



본인의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공연을 기획하고, 플랫폼을 제작하며, 초대형 스케일의 국제행사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했던 전천후 공연예술인은 과연 코로나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최근 9년 만에 배우로서 연극무대에 선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생선회를 통조림에 담아 팔 수는 없지 않겠냐며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공연들의 한계를 지적했다. 비대면 공연은 대면 공연을 절대로 대신하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텨내야 한다는 그의 이야기가 마음을 울린다. 공연이라는 꽃은 현장에서 피어난다. 관객을 대면할 수 없는 공연은 그 특별함을 말할 수 없다. 현장이 만들어내는 다이내믹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공연에서의 현장성은 절대적이다.


김동민 / 뉴욕 클래시컬 플레이어스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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