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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홍콩의 낭만과 사랑을 추억하다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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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11/21 미주판 14면 기사입력 2020/11/20 18:18

체리 레인 7번가(No. 7 Cherry Lane)

‘체리 레인 7번가’는 60년대 홍콩의 정겨운 모습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렸다. 욘판 감독 특유의 감성과 감각적 영상미가 뛰어나다. [Far Sun Film Company Limited]

‘체리 레인 7번가’는 60년대 홍콩의 정겨운 모습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렸다. 욘판 감독 특유의 감성과 감각적 영상미가 뛰어나다. [Far Sun Film Company Limited]

홍콩 영화 ‘체리 레인 7번가’는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다. 2019년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놓고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조커’와 놓고 경합을 벌였던 작품이다. 영화를 연출한 홍콩 출신의 욘판 감독은 최우수 각본상을 받았다.

홍콩 민주화의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되는 ‘67폭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주인공들의 삶을 폭동과 크게 결부시키지는 않는다.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홍콩인들의 이야기이며 하나의 세계가 무너지고 있는 시기에도 일상은 여전히 흘러간다는 감독의 감성적 낭만과 상상력이 살아 있는 작품이다.

60년대 홍콩. 명문 홍콩대학에 재학 중인 쯔밍은 17세 여고생 메이링의 영어 과외 선생으로 취직이 되어 처음으로 메이링이 사는 체리 레인 7번가를 방문한다. 메이링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쯔밍은 메이링의 엄마 미세스 위와 대화를 한다.

40대이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의 미세스 위는 대학 시절 문학에 관심을 두었던 지식인으로 쯔밍을 보면서 한때 개혁 운동에 참여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두 사람이 동서의 문학 작품들을 소재로 대화를 이어 가고 있는 도중 메이링이 도착한다. 모녀와 쯔밍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어느 날 쯔밍과 미세스 위는 함께 영화관을 찾는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내면에 숨겨져 있던 욕망이 더는 제어될 수 없음을 느낀다. 메이링을 사이에 두고 이어지는 두 사람의 위험한 관계는 사랑과 욕망의 경계를 넘나든다.

모녀와 딸의 영어 선생 간에 벌어지는 이야기라 얼핏 ‘치정 드라마’일 것 같지만, 영화는 에로스보다 그들의 삶이 녹아들어 있는 홍콩의 이야기이며 지성과 시대적 낭만을 그리는 데 더 치중하고 있다.

하나하나 손으로 그린 그림들에 3D의 입체감을 가미시키고, 흘러간 시대를 그리워하는 홍콩인들의 노스텔지어를 연출하기 위해 다시 2D로 전환한 기법을 사용했다. 매혹적인 음악과 진중함이 살아 있는 아트하우스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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