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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한국인 미술가들 (55)] 화가 클레어 강

"한국적 미감 알리고파"
골무·실패 등 독창적 재료로 꽃의 아름다움 작품에 표현

클레어 강은 60대 초반으로, 서울에서 출생해 이화여대 미대를 졸업했다. 1960년대 미국에 유학 와 펜실베이니아미술아카데미, 카네기멜론대, 캐나다 노바스코티아미술학교 등에서 공부했다. 현재는 뉴욕주 웨스트체스터카운티에서 살면서 미국과 한국, 유럽 등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강씨의 작품세계 기반은 꽃꽂이 디자인이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꽃꽂이 디자인을 시작해 지난 30년 동안 대단한 집중력으로 이 분야에 몰두했고 현재는 브롱스에 있는 뉴욕시 식물원 플라워 디자인 디렉터를 맡을 정도로 미국에서 알아주는 꽃꽂이 디자이너가 됐다.

그 동안 미국 유수의 미디어에 최고의 플라워 디자이너로 여러 번 소개됐고, 올해 필라델피아 플라워 전시회에서 ‘희망의 창(Window of Hope)’ 작품으로 최고상 등 큰 상을 4개나 탔다. 그러나 강씨는 플라워 디자인을 넘어 회화와 조각의 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꽃은 신이 인간에 준 선물입니다. 그러나 젊은 시절 꽃꽂이 작업을 한 뒤에 화려한 꽃이 며칠만 지나면 금방 시드는 것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어떻게 ‘꽃의 마음’과 ‘꽃이 준 감동’을 보존할까 많은 고민을 하다 이것을 평면과 조각 작품처럼 새롭게 구성하는 형식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서양미술의 꼴라쥬(collage) 기법처럼 감동의 실체를 작품에 직접 투입해 이를 회화와 설치작품처럼 구성해 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강씨의 예술철학에 기반한 작품들은 섬유와 기존에 만들어진 조화, 구슬, 그물, 나뭇잎, 보자기, 버선, 색종이, 한국의 골무와 실패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다.

작품은 이러한 소재를 뛰어난 조형능력으로 자르고 붙이고 그린 평면작품도 있고, 유리용기 등에 넣은 3차원 작품도 있다. 작품들은 하나 같이 섬세한 표현과 뛰어난 구도를 갖고 있어 잔잔하면서도 오래 가는 감동을 준다.

특히 9·11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마음을 담은 ‘도시’ 시리즈와 여인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르네상스 우먼’ 시리즈에는 고아한 꽃의 아름다움과 작가가 세상사를 해석하는 창고적 미의식이 표현돼 있다.

강씨의 이러한 작품세계는 그가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음을 알리는 것이다. 작가로서 대단한 창조력과 추진력을 갖지 않으면 이러한 미지의 세계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그러나 강씨의 작품은 꽃의 아름다움과 새로운 형식의 개척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의 작품에는 꽃의 아름다움과 함께 현실적인 발언, 민족적 미감을 미국과 세계에 알리려는 예술적 신념이 녹아 들어가 있다. 그윽한 색감으로 한국의 은근과 끈기를 담은 2006년작 ‘버선’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한국의 색감은 진정으로 아름답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과 형태가 버선과 보자기 등에 담겨 있습니다. 골무와 실패 보자기 등을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작품을 통해 이런 한국의 아름다움과 한국인의 미감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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