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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도 휴지도 동났다” 美 코로나 감염 폭증에 패닉바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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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11/22 07:07

미국 6일 새 100만 명 신규 확진
통금 조치 이어지며 생필품 사재기
트럼프에 투약한 치료제 긴급승인

일본도 하루 확진자 2500명 돌파
여행 장려 중단…“늦었다” 비판 일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내 누적 확진자 수를 1201만9960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지난 15일 누적 확진자 1100만 명에서 엿새 만에 100만 명 늘어난 것이다. 이 대학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규모는 전 세계 누적 확진자(5789만8000여 명)의 20.8%에 달한다. 미국에선 올해 초 첫 확진자가 나왔던 1월 20일 이후 100만 명(4월 28일)을 넘길 때까지 석 달(98일) 걸렸다. 그런데 가을 들어서는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이젠 일주일도 안 돼 100만 명씩 늘고 있다.

폭발적 확산에 놀란 주정부는 시민들의 바깥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강제적 조치에 나섰다. 캘리포니아주는 21일 밤 10시부터 야간 통행금지에 돌입했다. 주 내 대부분 지역을 대상으로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필수 업무 종사자가 아닌 이들은 집 밖으로 외출하지 못하게 했다. 음식점도 이 시간대에 문을 닫아야 한다. 오하이오주도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주 전역에서 통행금지에 들어갔다.

미국 26일 추수감사절 대이동 우려

코로나19 재확산과 야간 통금 확산은 미국 곳곳에서 생필품 ‘패닉 바잉(panic buying, 공황구매)’을 불렀다. 로이터 통신은 “캘리포니아에서 뉴욕에 이르는 곳곳에서 통행금지와 폐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불안한 소비자들이 생필품 구매에 달려들어 화장실 휴지 판매대가 비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마트체인에선 화장지, 청소용품, 소독제 등이 빠른 속도로 팔려 나가고 있다. 식당 안에서 식사를 금지하도록 한 워싱턴주 밴쿠버에선 화장지, 장갑, 페이퍼 타월은 물론 스팸까지 동이 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베이컨도 없고 휴지도 없다. 코로나 확산에 패닉 바잉이 돌아왔다’는 기사에서 미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식품, 휴지 사재기를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도 패닉 바잉 현상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워싱턴주 두발에 거주하는 크리스티 모리스는 지난 15일 트위터에 동네 마트 판매대가 텅텅 빈 사진을 올리며 “봉쇄조치가 다시 가동되면서 패닉 바잉과 쟁이기(hoarding)가 다시 시작됐다. 이 모든 게 마스크를 쓰지 않은 너희들 때문”이라고 화를 냈다. 그는 코스트코에 들어가려는 대기줄이 “미친 수준”이었다며 올봄 벌어졌던 패닉 바잉보다 이번이 더 상황이 안 좋을 것을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크로거, 자이언트, 타깃 등 수퍼마켓 체인들이 화장지, 세정제 등 수요가 많은 제품의 1인당 구매량을 제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FDA 긴급 승인 항체치료제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 식품의약국(FDA)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투약했던 치료제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21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생명공학 회사 리제네론의 단일 클론 항체치료제인 ‘REGN-COV2’가 승인을 받았다. FDA는 12세 이상의 경증 또는 중간 정도의 증상을 보이는 코로나19 확진자(65세 이상 고위험군 포함) 치료에 긴급 사용을 허가했다. FDA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를 상대로 한 임상시험에서 이 약물을 투여한 환자들은 위약(플라세보)을 투약한 대조군과 비교해 투약 시작 28일 이내에 코로나19 증상으로 입원하거나 응급실에 가는 비율이 줄었다. 이 치료제는 지난달 코로나19로 입원 치료를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사용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치료법을 ‘신의 축복’이라고 했다. 미국 내 코로나19의 확산 고비는 추수감사절(26일)이 될 전망이다. 많은 이가 가족, 친지를 만나기 위해 이동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연기

유럽에선 외출금지령이 계속되는 가운데 확산세가 여전하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21일까지 누적 확진자 수는 프랑스 210만9170명, 스페인 155만6730명, 영국 147만3508명, 이탈리아 134만5767명이다. 프랑스 당국은 유통업체들과 협의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11월 27일에서 12월 4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프랑스 전역에 최소 다음 달 1일까지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져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선 21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500명을 넘어선 2586명으로 집계됐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21일 관저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그동안 경기부양책으로 추진해 왔던 ‘고투 트래블(Go To Travel)’과 ‘고투 이트(Go To Eat)’를 일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여행 비용 일부를 세금으로 지원하는 ‘고투 트래블’의 경우, 감염이 확산하는 지역을 목적지로 하는 여행의 신규 예약을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외식 비용을 지원하는 ‘고투 이트’에 대해서도 식사권 신규 발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것을 각 지자체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뒤늦은 정책 수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지통신은 “전문가들의 압력에 밀려 정부가 어쩔 수 없이 대응에 나선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도쿄=박현영·이영희 특파원, 서유진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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